[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가 조심스럽게 골프 인생의 끝을 예고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은 3일(한국시간) 불혹인 우즈의 특별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타임은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우즈의 인생사를 집중 조명했다. 우즈는 '허리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돼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제 막 걷기 시작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서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고 덧붙였다. 골프를 시청한 건 오래 전이라고 했으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상에 대해선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즈는 심지어 "내 아이들이 나에겐 세상의 어떠한 것들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즈는 전 부인인 엘린 노르데그린을 두고도 "가장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라며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우즈는 최고의 골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었다. 그는 전설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75)의 나이대별 기록들을 어린 시절 방 벽에 붙여놨다고 회상했다. 메모에는 니클라우스가 80타 이하를 처음 기록한 나이, 크고 작은 대회별 우승 나이 등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우즈는 "모두 나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나에겐 그게 중요했다.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칭송 받는 니클라우스의 나이별 업적들을 깨뜨릴 수만 있다면 나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니클라우스의 나이별 기록들을 모두 경신했다고 얘기했다. 다만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을 이기는 것은 목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로리 매킬로이(26)와 조던 스피스(22), 제이슨 데이(28) 등 이 시대 최고의 골퍼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가장 친한 선수는 데이다. 물론 매킬로이, 스피스와도 친하다"고 인터뷰했다.
우즈는 부상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02년 12월에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은 후 너무 일찍 필드에 복귀해 그때부터 몸이 조금씩 손상됐다고 전했다. 그는 '2003년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필 미켈슨 등을 물리치고 우승했다'는 물음에 대해선 "그땐 어려서 몸이 감당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우즈는 자신의 성취에 관해 "내가 얼마나 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는지 돌아본 후 놀라게 됐다"고 말했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9승을 올렸으며 메이저대회에서 14승을 기록했다. 그는 '다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며 "몸 상태가 100%는 아니더라도 거기에 근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즈는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증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더는 수술 받기 싫다. 무릎 4차례, 허리 3차례 수술했다. 그거면 됐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건강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은퇴할 수 있다는 속내를 은연중에 내비친 셈이다.
사진=타이거 우즈와 아버지(오른쪽, 공식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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