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일 5일간 매일 공판… 배심원 7명도 매일 출근
검찰 “범행 입증 자신” vs 변호인 “직접 증거 없어” 공방
지난 7월 이웃 주민 6명이 농약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이중 2명이 숨진 ‘상주 농약사건’의 재판이 7일 시작된다. 이번 재판은 2008년 5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 사상 최장기간인 5일간 열리는데다 배심원 후보만 300명이나 되는 이례적인 사안이어서 시작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손봉기)에 따르면 상주 농약사건 박모(82) 피고인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7~11일 닷새간 집중적으로 열고 11일 오후 검찰 구형과 선고까지 다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심문 대상 증인(18명)이 많고, 상당수 증인이 고령의 노인들이어서 계획보다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과 변호인 측이 준비한 증거자료만 580건에 달한다.
법원 측은 지난달 초 무작위로 추출한 관내 거주 20세 이상 300명의 배심원후보들에게 재판사실을 통보했고 7일 아침 재판 참여 배심원 9명(예비 배심원 2명 포함)을 결정한다. 하지만 닷새간 생업이나 가사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감이 커 출석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배심원으로 결정된 사람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무적으로 법정에 나와야 한다.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은 지난 7월 14일 오후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60~80대 할머니 6명이 사이다를 나눠 마신 뒤 쓰러져 2명이 숨지고 4명이 장기간 치료 끝에 회복된 엽기적인 사건이다.
경찰은 사건발생 3일만에 현장에서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박모(82)할머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 같은 달 20일 구속했다. 하지만 박씨는 경찰수사단계에서 지금까지 줄곧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박 피고인의 집에서 살충제 성분이 든 드링크병이 나온 점 ▦옷 등 21곳에서 살충제성분이 검출된 점 ▦방안에 쓰러진 할머니들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고 방치한 점 ▦통합심리검사결과 거짓 반응이 나온 점 등을 들어 유죄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박씨가 이웃 할머니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고, 농약 구입경로ㆍ투입시기 등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상주=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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