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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두대간 바로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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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두대간 바로 세우기

입력
2015.1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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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산줄기’라는 뜻으로 백두산 장군봉에서 시작해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핵심 생태축이다. 총 길이는 1,400㎞이며, 남한 지역은 강원 고성군 휴전선 인근에서부터 701㎞에 달한다.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은 10세기 초 고려 승려 도선이 지은 ‘옥룡기’에서 처음 사용되어 장구한 역사를 이어왔다.

백두대간에는 한반도 전체 식물종의 33%, 특산식물의 27%, 희귀식물의 17%가 서식하고 있으며 국내 대표 천연림이 다수 분포해 있다. 중국 동북 3성 등 대륙과 한반도 간 자생식물의 서식지, 이동 통로 역할도 한다. 그야말로 한국 산림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국토의 골격이자 고유의 지리 인식 체계로서 인문ㆍ사회적 가치도 크다. 백두대간은 한강 금강 낙동강 등을 포함한 하천의 발원지이며 주요 산과 강의 흐름에 따라 각 지역별로 독특한 생활 풍속과 문화가 발달했다. 현재 220만여 국민이 거주하고 있는 우리 민족 삶의 터전이다.

산림청은 이러한 백두대간의 중요성을 인식해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법률에 따라 27만 5,00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전ㆍ관리하고 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국민 참여와 중앙ㆍ지방정부의 협력을 통해 형성된 강력한 보호지역으로 국제사회에 유례없는 성공적인 산림보호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백두대간은 예전부터 높은 개발 압력을 받아왔다. 법 제정 이전에 채석장, 광산, 농경지, 목장 등으로 무분별한 산림 훼손이 발생했고, 일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폐군사시설이 산재해 있으며, 일제강점기 이후 만들어진 도로로 곳곳의 생태축이 단절되어 생태계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훼손된 산림을 원래의 구조와 기능을 지닌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복원이라고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보호지역의 복원에 관해 3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 원칙이 보호지역의 가치를 재확립하고 유지하는 효과적인 생태적 복원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도로로 단절된 백두대간의 주요 생태축을 연결ㆍ복원하는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충북 이화령, 전북 육십령, 경북 벌재, 비조령을 다시 연결했다. 전북 남원 정령치, 전남 구례 밤재는 복원이 진행 중이다. 단절된 백두대간을 연결ㆍ복원해 하나로 이어진 보호지역으로 만듦으로써 백두대간의 상징성과 역사성, 생태계 건강성을 유지 회복하려는 것이다.

둘째로 결과를 최대화하고 시간ㆍ자원ㆍ비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복원이다. 강원 인제군 상남면 구룡덕봉 산림복원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이곳은 군사 거점으로 활용되다 1994년 군부대 이전 후 방치된 폐군사시설이었다. 지세 등 여건상 복원이 어려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붉은병꽃나무, 백당나무 등 주변 식생을 활용한 비오톱 이식 공법을 통해 단기간 내에 원래 식생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비오톱 이식 공법은 다른 복원 대상지에도 적용되어 큰 정책 효과를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해 참여를 유도하고, 탐방객의 체험 기회를 도모하는 참여적인 복원이다. 산림청은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으로 위축될 수 있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표고, 대추 등 단기 임산물 생산 기반과 임산물 생산 단지 조성을 지원한다. 또한 탐방객이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문화ㆍ역사ㆍ생태 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6개소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2013년 백두대간 인식 조사 결과 국민의 68.9%가 방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하는 생태축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백두대간의 생태적 관리를 최우선 정책으로 뽑았다. 산림청이 지금까지 해왔듯 백두대간 보호지역을 더욱 가치 있게 보전ㆍ관리해 산림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신원섭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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