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영어 발음을 놓고 ‘솰라 솰라’라고 말한다. 귀에 들리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Africa 사람의 귀에는 영국 발음이 무난하게 들리지만 미국 발음은 ‘r’ 발성을 하기 때문에 ‘굴러가는 발음’(slur)이라고 한다. 그리스인 중에는 바바리안 언어가 ‘bar bar bar’라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하여 영국 발음을 놓고도 ‘rhubarb ruhbarb’ 흉내 내는 사람도 있다. 중국인들은 영어 발음을 놓고 ‘와라와 와라와라’라고 흉내를 내는 반면 유럽인들은 중국 발음이 ‘창칭딩동’처럼 들린다고 놀린다. 외국어 발음이 어떻게 들리느냐는 문제는 역으로 ‘나의 영어가 어떻게 들릴까’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미국 발음이 어떤 때는 축약 발성이 많아 빠른 것 같지만 멈춤과 더듬는 어구가 많아 전체의 속도는 빠른 말이 아니다. 일본인들의 영어 발성을 들으면 John Wayne처럼 들린다는 평가도 있다. 영화에서 들리는 그의 억양은 특이한 면이 많다. John Wayne은 Iowa에서 태어나 4년만 살고 평생을 California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연기를 하려면 표준 발음을 해야 하는데 실제 그의 the 발음은 길게 늘려서 thah처럼 들린다. 녹음기 출현 초기에 연기 발성을 천천히 또박또박하라는 교육을 받아서인지 그의 발음은 1800년대 후반기 발음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서부극에서는 구식 발음처럼 들리는데 Wayne이 서부 영화 특유의 발성을 위해 Mexico 이민자나 Tennessee 중부의 발음을 코치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일본인이 영어를 할 때 그의 억양처럼 들린다는 것은 구식의 영어 발음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에서 미국 발음에 비음이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영국 발음에 비해서는 ‘굴러가는 듯 자연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어민 배우들이 배역을 맡으면서 모델로 삼는 억양은 ‘Good speech accent’ ‘Theater Standard’ 혹은 ‘Stage Standard’라고 하는데 이는 주로 고전이나 인위적 느낌을 위해서이다. 현대 미국 발음 중에서 근사치를 찾는다면 Mid-Atlantic Accent이다. 이 발음은 영국과 미국의 무역인들이 대서양을 오가며 사용하던 ‘괜찮은 발음’으로 알려져 있다. 1930~40년대의 Hollywood 영화에서 이 발음이 유행을 하기도 했다.
가장 무난한 발음은 듣기도 편하고 자연스런 발음일 것이다. 따라서 ‘듣기 편한’ 발음을 위해서는 ‘Slow and Clear’ 발성이어야 한다. ‘You sound clear’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가 된다면 또박또박한 발음의 1차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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