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이라면 반려견이 배변하면서 주인과 눈을 맞추는 것을 경험하거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3일(현지시간)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반려견이 볼일을 보면서 주인과 ‘눈싸움’을 하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아자부 대학 나가사와 미호와 동료들이 발표한‘호르몬과 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주인과 반려견이 계속해서 시선을 맞출 때 발생하는 생리학적 반응이 엄마와 아이 사이에 나타나는 반응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반려견이 평소뿐 아니라 볼일을 보면서도 주인과 지속적으로 눈을 맞추는 것은 주인을 엄마나 아빠로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개 행동 전문가이자 훈련가인 메이드라인 프라이드만은 개들이 배변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개들은 주인과 산책하며 배변할 때 칭찬이나 간식 과 같은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에서도 배변을 잘하면 주인은 예전처럼 개에게 보상을 해주지 않는데, 개는 보상 받았던 기억을 잊지 않고 보상을 바라며 주인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프라이드만은 또 개의 본능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야생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늑대의 본성을 물려받은 개는 배변하면서 본능적으로 자신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느낀다”며 “배변하는 동안 주인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쳐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개 행동학자이자 훈련가인 닉 존스는 개가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싶어서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려견이 잘못된 장소에 배변할 때 주인에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면 불안감에 자신이 택한 장소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주인을 쳐다본다는 것이다.
블루펄 수의사 연합의 수의사 소냐 올슨은 개가 주인과 눈을 맞추는 이유에 대해“개가 주인에게 허락을 맡고 싶어서이거나 사적인 공간을 원해서일 수도 있다”면서 “개의 품종이나 주인과의 관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도는 반려견이 사적인 공간을 원해서 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작가이자카드회사를 운영하는 질 레이튼은 “반려견이 볼일 보는 모습을 우리가 너무 가까이서 쳐다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려견도 편히 배변할 장소가 필요한 것”이라며 “주인이 화장실을 갈 때마다 반려견이 따라오는 이유는 주인에게 이를 되갚아주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송아 인턴기자 ssongr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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