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임원 인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같은 수준만 승진시켰다. 여성 임원 승진은 더 많이 줄였다.
삼성은 4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294명의 임원이 승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247명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이 원인으로는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방산·화학부문 분리매각, 그룹 차원의 비용 절감 분위기 등 다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사는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라 주목받았다. 실제로 실용주의·성과주의·세대교체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직급별 승진자는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이다.
승진연한을 뛰어넘는 발탁 승진자 수는 44명이다.
삼성은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해서는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로 삼성형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임원 승진자 규모 축소는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 임원 축소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임원 승진은 2015년(14명)보다 40% 이상 줄은 9명이었다. 전체 임원 승진 축소율(16.7%)보다도 적다.
다만 개발 분야 첫 여성 부사장이 나온 것은 주목할만 하다. 전지개발 전문가인 삼성SDI 김유미 전무로, 소형·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해 승진의 기회를 잡았다.
생활가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앞장 선 삼성전자 김성은 부장 등도 여성 신규 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해외법인에서 성과를 낸 인력의 본사 임원 승진도 잇따라 나왔다. 규모는 4명으로 2014년(12명), 2015년(9명)보다 줄었다.
삼성은 "국적에 관계없이 핵심 인재를 중용함으로써 글로벌화와 조직내 다양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삼성전자 DS(부품) 부문에서 현지 VP급 3명이 본사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다.
모토롤라·노키아 출신인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품전략담당 저스틴 데니슨 VP는 북미시장 전략제품 론칭을 주도해 상무로 승진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생산법인 기술담당 마이클 레이포드 VP도 14나노 제품 양산에 기여해 상무로 올라갔다.
삼성은 내주 중 계열사별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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