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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로 채용해보니.. ‘탈스펙’ 기보 신입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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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로 채용해보니.. ‘탈스펙’ 기보 신입사원들

입력
2015.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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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ㆍ학점ㆍ전공보다 직무능력 관련 경력 중시… 직원들 반응도 좋아

기술보증기금의 2015년 신입사원 합격자들. 기술보증기금 제공
기술보증기금의 2015년 신입사원 합격자들. 기술보증기금 제공

기술보증기금(기보)의 올해 신입사원 A씨는 토익 점수가 770점이다. 900점은 넘어야 서류전형을 통과한다는 금융공기업 합격자 치곤 낮은 점수다. 신입사원 B씨의 학점은 3.4다. 역시 4.0 이상 고학점자가 수두룩한 현실에선 이례적이다. C씨는 중어중문학 전공으로 이공ㆍ상경계열 출신 경쟁자들을 제쳤다.

지난달 11일 입사식을 마친 40명의 기보 신입사원들이 예년과는 사뭇 다른 이력과 실력으로 사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인 만큼 예전 신입사원들이 외국어 능력, 각종 자격증, 해외연수 경력 등을 두루 갖춘 이른바 ‘고(高)스펙’ 일색이었던 반면, 올해는 이런 기준에서 벗어난 인재들이 상당수 입사했기 때문이다.

비결은 기보가 올해 처음 도입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있다는 게 회사측의 평가다. NCS는 학력이나 스펙 대신 직무능력을 위주로 인재를 뽑겠다는 제도. 과도한 취업준비 부담을 덜고 신입사원이 들어와도 몇 개월 이상 직무교육을 새로 해야 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공기관에 ‘NCS 채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모든 공공기관이 NCS를 기반으로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융공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NCS 채용을 도입한 기보는 서류전형부터 학점이나 출신대학, 자격증 취득여부 등 대신 크게 3개 분야로 직무를 나눈 뒤, 지원 직무와 관련된 전공 수료 여부와 22문항의 자기소개서를 받았다. 필기ㆍ면접 역시 직무관련 경력과 능력을 검증하는 데 집중됐다.

그 결과, 중문과 출신인 C씨는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2번의 관련 분야 인턴 경험을 인정받아 합격에 성공했다. 채권관리 부문 합격자 D씨는 경영학 전공이지만 대학에서 법학 과목을 많이 수강해 경력을 인정받았다. 기보 관계자는 “지원 분야와 관련한 전문성을 중점으로 보겠다는 게 제도의 취지”라며 “예전보다 직무능력이 우수하면서도 다양한 이력의 인재가 선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직원들 사이에도 NCS 채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다만 보완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기보는 여전히 서류전형에서 어학점수 최저기준(토익 760점 이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서류 전형 이후엔 평가에 감안하지 않는다지만 ‘열린 채용’이란 취지와는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다. 기보 관계자는 “앞으로 지원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개선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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