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 등재 계기
당진시, 국제적인 관광상품화 모색
충남 당진시가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강해 줄다리기 메카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3일 당진시에 다르면 기지시줄다리기가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줄다리기와 함께 전날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송악면 기지시리에서 500년째 전통을 유지해온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기지시줄다리기는 물 윗마을과 물 아랫마을로 나눠 각각 길이 100m의 줄을 제작한 뒤, 1㎞의 거리를 이동해 줄을 당기는 민속놀이다.
물 윗마을이 이기면 나라가 태평하고 물 아랫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전해지며, 해마다 4월에 축제가 열린다. 해마다 줄다리기에 사용할 지름 1m, 무게 40톤의 줄은 송악면민 전체가 동원돼 2개월간 새끼를 꼬아 만든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지역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인 기지시줄다리기를 포함해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지역으로 봐서도 큰 경사”라며 환영했다. 김 시장은 “유네스코 기준에 걸맞게 전승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조사와 연구활동, 지역브랜드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그 동안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수년에 걸쳐 국제 심포지엄을 여는 등 큰 공을 들여 왔다.
윤년에만 열리던 줄다리기를 수년 전부터 매년 개최로 전환하고 2011년에는 세계 최초의 줄다리기 전문 박물관인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을 개관했다. 문화유산 등재와 유산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도 진행했다. 국내 줄다리기 전승 종목 간 교류를 벌이고,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전문학자의 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당진시는 등재가 확정됨에 따라 기지시 줄다리기 행사에 국내 다른 지역 줄다리기행사도 유치해 줄다리기의 메카로 육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이 동참하는 이벤트 마련하고 문화재청과 행사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줄다리기가 농경문화에서 공동체 화합과 단결을 위해 줄을 당기며 풍요를 기원했다는 점이 인정을 받아 등재가 확정됐다”며 “그 동안 줄다리기 박물관을 건립하고 민속축제를 열어온 노력도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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