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6,000건 꼴 자동이체 변경… 해지도 14만5,000건
“아직은 계좌 정리 수준… 내년 2월부터 변화 본격화될 듯”
계좌이동제가 시행된 지 한 달 동안 13만5,000건의 자동이체가 계좌를 갈아탄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주거래 은행 계좌 전체를 옮기는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2월 계좌이동제의 본격 확대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3일 계좌이동제 서비스 시행 첫 한 달(10월30일~11월30일) 간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 사이트에 총 48만5,000명이 접속해 자동이체 13만5,000건을 변경하고 14만5,000건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계좌변경이 가능한 은행 영업일수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2만2,000명이 접속해 자동이체를 6,000건 변경하고 7,000건 해지한 셈이다. 결제원은 신청자 1명 당 평균 5건의 자동이체를 변경하고 4건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변경ㆍ해지 건수는 적지 않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이 ‘계좌 정리’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영석 금융결제원 금융정보관리팀 팀장은 “샘플을 검토한 결과 변경 전 자동이체 납부 은행보다 변경 후 은행 숫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현재 이용자들이 여러 계좌에 분산된 자동이체를 한 계좌로 집중시키는 통합조회 및 계좌관리 목적으로 페이인포를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여러 계좌에 나뉘어 있던 자동이체를 아직은 한 계좌로 모으는 정도로만 페이인포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이용 건수의 패턴을 봐도, 계좌이동 서비스 개시 첫 날 접속자수(20만9,000명)가 한 달 간의 43.1%를 차지할 만큼 초반 뜨거운 관심보다는 열기가 많이 잦아든 상태다.
다만 금융결제원은 우리보다 앞서 2009년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영국보다는 초기에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올해 10월까지 계좌이동서비스 이용건수(약 8만7,000건)는 전체 계좌대비 이용률로 치면 0.12% 수준이지만 국내의 한 달 간 이용률은 0.23%에 달한다.
금융결제원과 금융당국은 당초 의도했던 주거래 계좌의 본격 이동을 통한 은행간 경쟁촉진 현상은 내년 2월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부터는 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기존 자동납부 뿐 아니라 고객이 설정한 자동송금까지 조회ㆍ해지ㆍ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천만명에 달하는 시중은행 고객 규모에 비하면 아직 계좌이동제 효과는 잠잠한 수준”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은행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비슷비슷한 상품을 내놓는 등 계좌이동제를 대비한 고객 관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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