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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트리오에 관악기 더하자 장편소설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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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트리오에 관악기 더하자 장편소설 느낌"

입력
2015.12.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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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10주년이라고 하니 중견 가수 같은 느낌이지만 부지런히 또 열심히 달려온 지난 10년을 되돌아 보고 싶었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43)가 지난 10월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10번째 앨범 ‘리플렉션’을 내놓았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그는 “CCM(현대기독교음악) 재즈 앨범인 ‘힘(Hymnㆍ찬송가)’ 시리즈를 제외한 6장의 정규 앨범에서 9곡을 뽑았는데 옛날 사진을 돌아보는 것처럼 민망하기도 하고 풋풋한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리플렉션’은 피아노가 도드라지는 앨범이 아니다. 알토와 소프라노, 테너 색소폰과 클라리넷, 플루트, 트럼펫, 플뤼겔호른, 트롬본 등 관악기 중심으로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이 감싼다. 그를 제외한 6명의 연주자는 모두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이들이다. 송영주는 “피아노 트리오에 관악기가 들어가면 어떻게 나올까 상상이 되는 곡 위주로 골랐다”고 했다. 그는 또 “키스 재릿이나 브래드 멜다우, 빌 에반스 같은 피아니스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피아노 트리오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트리오에 관악이 첨가되면 단편소설이 장편소설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도 설명했다.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송영주는 클래식을 전공하다 재즈로 옮겨간 연주자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는 한편 CCM 세션 연주자로 활동하다 한계를 느껴 주위의 권유로 미국 버클리 음대에 진학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클래식을 공부하며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었는데 재즈를 만나고 나니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 만큼 편안했다”고 말했다.

송영주는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재즈 클럽 블루노트에서 단독 공연을 한 첫 한국 연주자다. 2011년 첫 공연 이후 지난 6월까지 다섯 번이나 무대에 올랐다. “버클리 음대에 갔을 때 전세계에서 몰려든 친구들의 실력을 보며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 됐다.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살아가는 게 녹록하진 않다. 강단에도 서야 하고 유명 가수들의 녹음에도 세션 연주자로 참여해야 한다. 김동률, 심수봉, 슈퍼주니어의 규현 등의 앨범과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는 “모든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연주도 즐겁다”며 “정확하게 맞춰서 하는 연주도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송영주는 부지런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인디음악보다 안 팔리는 재즈 음반을 벌써 10개나 냈다. 1년에 하나 꼴이다. 그는 “곡을 쓰지 않고 앨범을 내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앨범 녹음을 마치고 나서 다음엔 어떤 걸 할까 생각하는 게 이제 자연스러운 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가로서 송영주의 목표는 단순하다. 계속 음악을 하면서 계속 연주하는 것. 그는 “기본적인 약속 안에서 연주자들이 자유롭고 개성 있게 표현하며 조화하는 것이 재즈의 매력”이라며 “재즈는 하면 할수록 좋아지는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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