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전북 천하'로 막을 내렸다. 전북 현대는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최강희)과 최우수선수(이동국), 영플레이어상(이재성)을 휩쓸었다. 베스트11 가운데 전북 출신은 이동국, 이재성, 김기희, 권순태 4명이나 됐으며 팬 프렌들리 클럽상, 풀 스타디움상, 플러스 스타디움상도 모두 전북의 차지였다.
전북은 리그 2연패는 물론 2년 연속 감독상과 MVP 수상자를 배출했다. 최근 7년간 4회(2009, 2011, 2014, 2015년)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그때마다 감독상과 MVP는 모두 최 감독과 이동국의 몫이었다.
전북이 '왕조'를 구축한 것은 K리그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내세우는 전북의 축구는 팬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지난달 21일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올 시즌 홈 관중은 33만858명(1위)에 달했다. 지역 구단이 최다 관중을 동원한 것은 2003년 대전 이후 12년 만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북의 독식이 오히려 리그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일 발표한 아시아 클럽랭킹에서 K리그는 4개 구단(서울ㆍ전북ㆍ포항ㆍ울산)을 20위 이내에 진입시켰지만, 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성적을 보면 K리그 구단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당시 리그 선두 전북마저 일본 J리그 감바오사카와 8강에서 1무1패로 탈락했다. 수원 삼성(1승1패)과 FC서울(2패), 성남FC(1승1패)도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K리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4강 진출팀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8강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최 감독은 K리그 대상 시상식 인터뷰에서 "K리그가 경쟁력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내 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리그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ACL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선 이재성, 황의조, 권창훈, 손준호 등 영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MVP 최종 후보에 오른 3명 중 2명은 30대를 훌쩍 넘긴 선수들이었다. 이동국은 MVP투표에서 총 109표 중 52표(47.7%)를 얻어 염기훈(48표ㆍ44.0%)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7세인 김신욱은 9표(8.3%)를 받는 데 그쳤다. MVP 투표 결과는 리그에 36세 이동국의 수상을 저지할 만한 젊은 선수가 아직 없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리그 팀들의 상향평준화가 덜 됐다는 지적에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K리그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구단들이 인건비를 투자하기 힘든 상황인 것은 맞지만, 전북은 몸값있는 선수들에 대한 투자 방침을 이어가고 있어 그 부분도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연맹은 2013년부터 유료관중 유치 노력 등 산업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변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동국의 2년 연속 MVP 수상에 대해선 "자기관리 등 여러 면에서 훌륭했다"며 "그러나 베스트11을 보면 이재성, 권창훈 등 어린 선수들도 많다. 차세대 스타가 될 만한 선수들이 약진한 한 해였다. (세대교체) 과정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사진=이재성-최강희-이동국(왼쪽부터 순서대로, 임민환 기자).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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