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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가을장마에 멍든 농심

입력
2015.1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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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가을장마에 멍든 농심

제주 이틀에 한번꼴로 비와

감귤ㆍ콩 등 수확 못해 피해

2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 아스팔트 위에는 농민들이 애써 키운 감귤과 콩나물콩, 양배추 등이 내뒹굴고 있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 20여명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잦은 비로 큰 피해를 입게 된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 대책을 요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재배해 감귤 등을 도로 위에 쏟아 부었다.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 20여명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잦은 비날씨로 큰 피해를 입게 된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 대책을 요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재배해 감귤, 콩나물콩 등을 도로 위에 쏟아 부었다. 김영헌기자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 20여명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잦은 비날씨로 큰 피해를 입게 된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 대책을 요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재배해 감귤, 콩나물콩 등을 도로 위에 쏟아 부었다. 김영헌기자

이들은 “계속되는 가을 장맛비로 인해 수확을 못한 농산물들이 밭에서 썩어 문드러지는 모습을 농민들이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민들의 마음이 검게 타들어 가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아직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자연재해로 농작물이 썩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FTA 비준안을 체결한 정부와 국회가 야속해 길거리로 나왔다”며 “썩어 문드러진 콩과 농산물을 갈아냈듯이 우리 농민들은 박근혜 정부와 기존 정치권을 내년 총선에서 모두 갈아 엎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농산물 피해보상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 20여명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잦은 비날씨로 큰 피해를 입게 된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 대책을 요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재배해 감귤, 콩나물콩 등을 도로 위에 쏟아 부은 후 한 농민이 오열하고 있다. 김영헌기자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 20여명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잦은 비날씨로 큰 피해를 입게 된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 대책을 요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재배해 감귤, 콩나물콩 등을 도로 위에 쏟아 부은 후 한 농민이 오열하고 있다. 김영헌기자

지난달 한달 동안 제주지역에는 이틀에 한번꼴로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수확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7.1일 많은 15.5일로, 2011년(16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강수량도 평년(66.7㎜)의 약 3배인 194.2㎜에 이르는 등 때아닌 가을장마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부터 4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농업인들은 하늘만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비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감귤 수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일하기도 어렵고 비에 젖은 감귤을 수확할 경우 유통과정에서 쉽게 썩기 때문이다. 또 나무에 달린 채로 부패하거나 떨어지는 열매가 급증할 뿐만 아니라 품질 저하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등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대풍인 콩나물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궂은 날씨로 건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하지 못한 콩에 싹이 트는 등 상품가치가 떨어져 농민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고 있다. 심지어 일부 농가는 수확을 해도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아예 밭을 갈아엎는 경우도 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무 등 월동채소도 품질이 떨어지고 습도가 높아 병충해 발생이 우려되면서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계속된 궂은 날씨로 수확 또는 생육 중인 감귤과 월동채소의 습해와 병해충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한편 제주도는 콩나물콩 가격안정을 위해 지난해 재고물량 처리비용 6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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