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시행된 미얀마 총선에서 승리한 아웅산 수치 여사가 2일 선거 후 처음으로 테인 세인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평화적인 정권이양’의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합의했다고 현지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이날 오전 미얀마 수도 네피도 대통령 관저를 방문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45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으며 순조로운 정권이양을 원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수치 여사와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테인 세인 대통령이 평화적인 정권이양에 합의했다”라며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승리이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거 승자에게 평화적 이양이 이뤄진 적이 없는 미얀마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와 테인 세인 대통령의 만남은 총선 이후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군부의 방해로 정권이양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당초 우려를 불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회동 후 수치 여사는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도 별도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만나 총선 후 정치 상황과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한 군의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군부 출신 대통령과 군부 지도자와 만남은 지난달 총선 승리 후 수치 여사의 제의로 성사됐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연합(NLD)은 지난달 15일 선관위가 발표한 개표 집계에서 군부 할당 의석 포함 상ㆍ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해 단독 정부 구성요건을 갖췄다.
한편 주 미얀마 미국 대사 내정자가 수치 여사의 총선 압승에도 불구하고 이후 서방의 대 미얀마 경제제재 해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캇 마시엘 주 미얀마 미국 대사 내정자는 1일 미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경제제재는 그 대상에게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완화된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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