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일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개시… 임종룡 금융위원장 1호 통장 발급받아
타행들도 바이오 인증 속속 도입 예정… 본인 인식 휴대폰으로 금융거래 활성화 전망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휴대폰에서 신한은행이 새로 출시한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Sunny)뱅크’ 앱을 실행시켜 계좌 개설 신청 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도착한 문자메시지(SMS)로 본인 인증을 마친 임 위원장은 이어 신분증을 촬영해 써니뱅크 앱으로 전송했다. 신분증을 확인한 상담원이 영상통화로 임 위원장의 개인정보를 검증하고 비밀번호 설정 등을 마치자 마침내 휴대폰을 통한 계좌 개설이 완료됐다. 국내 1호 비대면 통장 발급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국내에도 은행 창구 방문 없이 외부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해 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는 비대면 통장개설 시대가 열렸다. 신한을 비롯한 각 은행들이 다투어 바이오 인증 수단들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머지 않아 ‘주인을 알아보는’ 손바닥 안의 휴대폰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이날 선보인 써니뱅크는, 앞서 금융위가 이달부터 가입자의 실명확인과 관련한 금융실명제 유권해석을 변경해 새로 허용한 비대면 수단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비대면 시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기존 계좌 활용 ▦현금카드 전달 시 신분확인 ▦생체인증 가운데 2가지 이상을 의무화하고 휴대전화 인증이나 개인정보 검증을 추가로 거치도록 했는데, 이날 임종룡 위원장도 이런 의무 중 일부를 활용한 것이다. 써니뱅크로는 환전, 대출, 해외송금 등 간단한 업무까지 가능해진다.
신한은행은 또 무인스마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도 선보였다. 키오스크에 설치된 기계에 신분증을 넣고 영상통화나 손바닥 정맥지도 인증을 거친 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전화(ARS) 인증 절차를 추가로 밟으면 통장과 카드 발급, 예ㆍ적금 가입 등 기존 은행 영업점 창구 업무의 90% 가량을 처리할 수 있다. 손바닥 정맥지도는 바이오 인증 수단의 하나로 사람마다 손바닥 정맥 모양이 다른 점을 이용해 오류확률을 지문인식보다 훨씬 낮은 1,000만분의 1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수도권 17개 영업점에 24대를 시작으로 내년 중 전국으로 디지털 키오스크를 확대시킬 예정이다. 당분간은 자동화기기 운영시간(오전7시~오후11시30분)에 맞춰 운영되지만 향후 24시간으로 넓힐 계획이어서 365일 24시간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문, 얼굴, 음성, 홍채 등 각종 생체 정보를 사용하는 인증 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향후 영업과정에서 비대면 수단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시연회를 마친 뒤, “다양한 생체정보 인증 기술이 발달하면 머지 않아 휴대폰에서 바이오 인증으로 자금 이체를 하는 시대도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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