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전 KBS 사장의 내년 총선 출마 소식에 언론노조가 “철 없는 정치행보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일 논평을 내고 “(길 전 사장은) 정권 찬양 등으로 처음부터 공영방송 사장직에 부적합했던 인물”이라며 “KBS를 청와대 관제방송으로 전락시켜 해임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출마를 선언한 것은 최소한의 염치나 예의도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길 전 사장은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으로 지난해 KBS 사장 직에서 해임된 이후 올해 초 백석대 부총장에 임명됐다.
길 전 사장은 1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여 년 공영방송인으로 쌓은 경력과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천안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총선 출마의사를 밝히며 새누리당 충남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길환영 전 kbs 사장은 천안시민을 우롱하지 말라> 길환영>
길환영 전 KBS사장이 천안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KBS를 청와대 관제방송으로 전락시켜 구성원들의 반대와 이사회 의결로 해임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이다.
우리 속담에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 미물인 벼룩조차 낯짝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체면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말이다.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염치와 예의는 알아야 한다.
길환영이 누구인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게 하고,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처럼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한 장본인이다. 당시 길 사장은 KBS 보도와 보도국장의 망언에 항의하기 위해 여의도를 찾은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유가족들을 경찰병력으로 가로막은 채 세 시간 넘게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버려두었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청와대까지 찾아가자 청와대 눈치에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KBS에서 콘텐츠국장과 부사장직을 거치며 정권 찬양과 독재 미화로 얼룩진 방송을 수 차례 제작한 탓에 ‘길완용’이란 별명까지 얻은 길환영은 애시당초 공영방송사 사장직에 앉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이런 자가 “천안시민의 애환을 살피며 지역사회발전방안 마련에 매진”하기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한다. “지난 30여 년간 공영방송에서 쌓아 왔던 경력과 중앙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천안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단다. 소가 웃을 일이다. 그 경력과 네트워크란 것이 혹시, 공영방송 KBS를 관제방송으로 만들고 청와대에 헌납한 경력과 국민의 알권리를 사장시키려한 은밀한 네트워크를 말하는 것인가?
길환영은 출마선언이 아니라 시청자,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애도해야 한다. 그리고 자숙해야 마땅하다. 시청자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망가뜨리고 자기 입신만을 도모한 자가 누구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감히 나선단 말 인가. 길환영은 더 망신당하기 전에 철없는 정치행보를 중단하라. 더 이상 천안시민을 우롱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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