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꾸미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 빔 프로젝터를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은 영상을 비추기 위해 일정 거리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화면이 커질수록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100인치 영상을 보려면 30평대 아파트 거실 정도의 공간을 갖춰야 한다. 그만큼 그 이하 규모의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들은 빔 프로젝터 사용이 쉽지 않았다.
LG전자가 내놓은 초단초점 미니 빔 프로젝터 ‘PF1000U’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했다. 이 제품은 100인치 영상을 비추는데 필요한 거리가 불과 38㎝다. 영상을 더 키우거나 줄이고 싶다면 빔 프로젝터를 앞뒤로 더 밀거나 당기면 된다. 벽에 딱 붙여 놓아도 40인치 크기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초단거리에서 커다란 영상을 볼 수 있는 비법은 빔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광선을 곡면 유리에 반사시켜 내보내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안방극장용으로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좁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흔히 거울로 반사시키는 방법을 기기에 아예 내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기기에 내장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곡면 설계를 세심하게 해야 영상을 키워도 네 귀퉁이가 휘어지는 왜곡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최적의 곡률을 계산해내서 정밀하게 유리를 깎아내야 한다”며 “오랜 경험이 축적된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 영상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빔을 꺾지 않고 직진하도록 했다. 대부분 빔 프로젝터는 기기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영상을 내부에서 한번 반사해 내보낸다. 이 때 반사하면서 화질이 떨어진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영상을 바로 쏘아 반사 거울을 통해 벽에 투사되도록 했다.
대신 빔 프로젝터 모양이 독특하다. 보통 빔을 내보내는 렌즈 부분이 기기 전면에 달려 있는데 이 제품은 반대로 기기 뒤쪽에 있다. 또 렌즈가 전면을 향한 것이 아니라 45도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누워 있다.
최단 영사거리와 더불어 이 제품의 장점은 간편한 휴대성이다. 제품 길이가 31㎝에 불과하고 무게가 1.9㎏이어서 쉽게 옮길 수 있다. 와이파이로 영상과 소리까지 전송하는 미라캐스트 방식을 지원해 스마트폰도 연결해서 볼 수 있다. 가격은 159만원. LG전자 관계자는 “비슷한 크기의 영상을 볼 수 있는 빔 프로젝터들 가격이 20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비싸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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