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저커버그 부부 '아름다운 기부'

입력
2015.12.02 08:33
0 0
아내의 출산 소식을 알리는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연합뉴스
아내의 출산 소식을 알리는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연합뉴스

자식을 얻은 부모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이와 다름 없다. 아이를 안은 팔이 가득 찼으니, 지녔던 것을 다 내어줘도 행복하다. 그저 아이가 부모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만 바랄 뿐이다.

2004년 페이스북(Facebook)을 설립해 10여 년 만에 세계 7대(2015년 포브스 발표 기준) 부호의 자리에 오른 마크 저커버그(31)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프리실라 챈(30) 부부도 갓 태어난 딸을 안고 이 같은 심정을 느꼈으리라.

지난주 딸 맥스를 출산한 이들 부부는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출산소식과 함께 “살아있는 동안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A4용지 6장 분량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속에 담은 이 같은 다짐은 현 시가로 무려 450억달러(약 52조2,720억원)에 달하는 기부를 약속한 것으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약 51조원)와 비교될 정도의 막대한 규모이다. 주가 등 시황에 따라 변동이 큰 저커버그의 재산은 대략 468억 달러(약 54조3,628억원)로 추정되는 만큼 사실상 전 재산을 내놓은 셈이다.

저커버그 부부는 딸에게 쓴 편지에서 “모든 부부처럼 우리는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딸 맥스)가 자라기를 바란다”라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부부의 성을 각각 따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재단을 설립하고 운영을 위해 이 같은 금액을 기부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이들 부부는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재단의 목적에 대해 “개인화된 맞춤형 학습 보급, 질병 치료, 강한 공동체 구성에 주력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가족의 대변인에 따르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유한책임회사(LLC)로 재단기금을 통한 투자와 관련 입법을 위한 의회 로비 등을 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편지에서 “취지에 맞는 사업을 유지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기술개발과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재단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익금을 전용하지 않고 모두 재투자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저커버그 부부의 기부계획과 더불어 유한책임회사 형식으로 세워지는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관한 세부 사항을 공표했다.

첫 딸에게 기부의 정신을 선물로 주고 전 재산에 가까운 페이스북 지분 99%를 사회 환원해 불평등과 빈곤, 질병의 그늘을 걷어내려는 저커버그 부부에게 세계의 명사들과 언론은 찬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규모나 시기(연령과 경력)라는 측면에서 너무나 이례적인 기부 발표였다”라며 “저커버그로 대표되는 수많은 젊은 정보통신(IT) 부호들의 마음을 흔들어놨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산의 95%를 기부하기로 해 저커버그의 존경을 받아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는 “오늘 우리에게 보여준 모범은 전 세계에 큰 영감을 전해줄 것”이라며 “딸 맥스와 모든 아이들이 보다 나은 세상에서 자랄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성명에서 “두뇌와 열정과 같은 자원이 합해져 수백만 명의 삶이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저커버그의 기부 공약은 처음이 아니다 27세였던 2011년 재산 중 절반 이상을 자선 사업에 내놓겠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저소득층 교육 지원, 공공병원 확충 등을 위해 16억달러(약 1조8,500억원)를 기부했다. 세상이 오직 탐욕으로 가득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남긴 젊은 부호 저커버그는 이날 아무일 없다는 듯 약속했던 두 달 간의 출산휴가를 떠났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