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후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기존 수술법을 새로 고안해
우리나라 의료진이 기존 복강경 부분 콩팥 절제술에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 고안한 수술법 ‘클립을 이용한 연속 봉합술’로 수술시간을 단축했다.
홍성후ㆍ김강섭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2008~2010년 실로 봉합한 콩팥암 복강경 수술 환자 28명과 2011~2013년 클립으로 봉합한 콩팥암 복강경 수술 환자 51명을 비교한 결과, 클립 봉합 환자의 수술시간은 22분, 온허혈 시간(출혈을 멈추는 작업시간)은 11분 단축됐다고 밝혔다.
기존 방법으로 수술한 환자의 수술시간은 170.0분, 온허혈 시간은 32.3분이고, 새로운 방법으로 수술한 환자의 수술시간은 148.7분, 온허혈 시간은 21.5분이다.
복강경 부분 콩팥 절제술을 할 때 온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수술 후 콩팥 기능 감소가 더 크다.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수술하는 사람에게도 큰 부담이어서 기존 수술법을 더 발전시킨 이번 봉합술이 2만6,000여명의 우리나라 콩팥암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콩팥암 환자를 수술할 때 콩팥 전체를 잘라내기 보다 복강경을 이용한 콩팥 부분절제술이 보편화 되고 있다. 하지만 숙련된 비뇨기과 의사조차도 짧은 온허혈 시간 동안 암을 제거하고 출혈을 완벽히 잡아 콩팥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온허혈 시간이 1시간 길어질 때마다 급성신부전 발병 위험뿐만 아니라 콩팥 기능 저하 위험이 5~6%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콩팥은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 산소와 영양분도 줄어 세포조직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립 봉합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수술법에 홍 교수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새로 고안한 수술법이다. 기존의 방법은 복강경 수술기구를 이용해 암 덩어리를 잘라낸 뒤 절제면을 봉합한 뒤 세 번 매듭을 지어야 하므로 온허혈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새로운 봉합술은 30㎝ 정도의 긴 실로 한꺼번에 봉합한 상태에서 차례로 실을 하나씩 잡아당겨 클립으로 고정해 온허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클립을 끼워 실이 한꺼번에 풀릴 위험성을 줄이고 시간도 단축되는 획기적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복강경에 익숙하지 않은 비뇨기과 의사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결국 환자의 콩팥 기능을 보존하는데 도움이 된다.
홍 교수는 “복강경 부분 콩팥 절제술은 콩팥으로 가는 혈관을 막고 암 덩어리를 절제한 다음 봉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이 넘으면 콩팥 기능이 확 떨어져, 비뇨기과 의사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수술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어려워하는 수술”이라며 “새로운 클립 봉합술이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이번 연구로 증명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복강 내시경 수술학술지(Journal of Laparoendoscopic & Advanced Surgical Techniques) 1월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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