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제주 부동산 투자 ABC
제주에 일고 있는 부동산 투자 열풍이 뜨겁다. 중국 등 외국 자본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에, 정부의 신공항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낙후지역으로 꼽힌 서귀포 지역까지 땅 값이 요동치고 있다. 게다가 이효리 이재훈 공유 김희애 박지성 등 유명인들이 잇따라 제주로 이주하면서,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구처럼 상징돼 인구유입이 급증한 것도 땅 값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 제주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제주 투자에 마음 먹었다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상황이기에 ▦당장 거주 ▦귀농이나 귀촌 ▦은퇴후 거주 ▦숙박업소 등 영업행위 ▦5년 후 개발 등 투자 이유를 분명히 해야 가치 있는 땅을 선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도시지역 중심 상업지는 가치가 가장 높은 땅이지만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라서 투자대상으로 적합하진 않지만, 실거주 또는 사업이 목적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것이다.
투자목적이 결정됐다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제주는 위치에 따라 개발 정도뿐만 아니라 날씨 변화까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제주땅은 60% 이상이 자연환경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곳이 많기 때문에 토지이용계획확인서에서 지목과 용도지역, 지구 지정 여부를 가려 잠재가치를 따지는 건 필수”라고 말했다.
문서 확인을 마쳤다면 현장 방문은 필수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상 기재 내용과 실제 현황이 일치하는 지도 확인해야 하지만, 아직도 제주에는 개인간 거래가 많은 만큼 현지 주민들과 접촉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주오일장, 교차로 등 현지 소식지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이유에서 거래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법원경매 이용자가 제주에선 급증하고 있지만 경매로는 시세보다 싸게 낙찰 받기는 어렵다. 실제 올해 제주지역 낙찰가율은 전국 평균(71.3%)을 뛰어 넘는 111%를 기록했다. 제주 부동산 경매는 가격적인 이득은 크지 않으나 안전하고 비교적 손쉽게 땅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문제는 최근 제주에 유입되는 자금에는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거품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제주도청이 최근 2공항 주변에 일고 있는 투기성 거래 행위에 대한 토지거래 실태 조사를 나선 상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관심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땅 값이 오른다는 환상은 금물이며 현재도 거품이 끼어 있는 만큼 제주를 잘 모르는 외지인은 매매 목적을 분명히 하고 투자 시에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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