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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빚잔치’는 어쩌고 잔치판부터 벌이나

입력
2015.1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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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빚잔치’는 어쩌고 잔치판부터 벌이나

광주시 부채 935억원 늘어나

유공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

120명 선정 외유성 해외여행

지난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를 치르면서 935억원의 빚을 추가로 떠안은 광주시가 억대의 혈세를 들여 U대회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에게 외유성 해외여행을 보내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U대회 개최 준비와 지원 업무를 봤던 시 본청과 5개 자치구 직원들 중 유공 공무원 등 120명을 선정, 16~23일 순차적으로 3박 4일 일정의 국외연수를 보낼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들 연수생들은 40명씩 3개 팀으로 나눠 중국 상하이와 대만 타이페이, 태국 방콕으로 떠난다. 시는 각 실ㆍ국과 자치구에 연수대상 인원을 할당해 주고 해당 실ㆍ국 등으로부터 ‘유공자’를 추천 받아 연수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1인 당 여행 경비는 100만원 선. 시는 지난 5월 1차 추가경정 예산 심사를 통해 국제화 여비 항목으로 관련 예산 1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시가 밝힌 연수 목적은 U대회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사기진작과 국제행사 운영 벤치마킹 등이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이 국외연수를 진행할 여행업체 3곳을 대상으로 비용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제안서를 받았다. 현지 일정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 탐방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U대회를 준비하고 행사를 치르느라 고생한 공무원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어 국외연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공무원들이 최대한 많이 해외연수를 갈 수 있도록 해외연수 인원을 120명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U대회 개최로 인해 광주시의 재정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특정 공무원을 선정, 보상성 해외연수를 시키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제 시는 U대회를 치르기 위해 지방채 2,046억원을 발행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결산 기준 지방채 규모는 전년도보다 무려 935억원이 늘어난 8,922억원에 달했다. 그만큼 빚이 늘었다는 것이다. 아직 U대회 회계 결산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일각에선 “빚잔치를 해놓고 공무원들끼리 해외여행을 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U대회 성공 개최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광주시민이 결집된 성과로 이뤄진 결실인데도 일부 공무원만 유공자로 선정한다는 것은 상대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하위직 공무원은 “유공 공무원 선정 등에 대한 뚜렷한 기준도 없이 추진되는 해외연수는 위화감을 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U대회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태고 불편을 감수한 시민들에게도 면목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미덕 참여자치21 대표는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열악한 광주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공무원들에게 돈(해외연수)으로 보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며 “유공 공무원들에게는 차리리 승진 또는 승급해주거나 표창을 수여하는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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