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남은 상품이 땡처리 가격으로 판매되는 ‘사이버 먼데이’까지 장장 5일 동안의 쇼핑을 끝내고, 바로 다음 날인 화요일에는 “내가 아닌 남을 위해 기부하자”는 호소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매년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주변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기부 캠페인‘기빙 튜즈데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뉴욕의 비영리 문화단체 ‘맨하탄 92번가 Y’가 2012년에 만든 이 캠페인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68개 국가에서 4만여 단체의 참여를 끌어냈다. 돈 외에 물건이나 개인의 시간과 재능도 기부할 수 있다.
기빙튜즈데이를 통해 수십개의 악기를 선물 받은 로스앤젤레스 음악 교사는 “최근 종교나 인종간의 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모처럼 진정한 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나고 있어 반갑고, 이번 기회로 학생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캠페인을 시작한 헨리 팀스는 지난 30일 미 CBS와 인터뷰에서 “기부를 할 때도 블랙 프라이데이나 사이버 먼데이처럼 사람들의 구미를 당길 방법이 없는지를 고민했다”며 “캠페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파급력 덕분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단기간에 주목을 받으면서 반론도 나오고 있다. 모금 캠페인 단체 쉬프트 창시자 브레디 조셉손은 “왜 하필 12월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12월은 1년 중 가장 기부가 빈번한 시기인데, 전체 기부 중 31%가 연말 세금 감면 등을 노리고 이뤄진다”며 “ 블랙프라이데이 이후가 아니라 기부가 적은 봄이나 여름에 기부를 촉진하는 아이디어가 절실하다”고 아쉬워했다.
‘기빙 프라이데이’가 기부행사를 이벤트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미국 기부단체 평가 기관 채리티 네비게이터의 샌드라 미니우티는 “기부자가 일시적 감정에 좌우되지 말고 꼭 필요한 곳을 고민해 진지하게 기부를 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프라이데이와 별개로 평소 평소에도 기부의 의미를 잘 알고 똑똑하게 도움을 주는 기부자가 되라”고 강조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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