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트레이더들의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차트에 요상하게 생긴 기하학적 모양들을 그려놓고 환율의 변동을 예측하는 걸 볼 수 있다. 트레이더들이 그려놓은 기하학적 모양들은 하모닉 패턴(Harmonice Pattern)으로 일종의 차트패턴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분석가들은 하모닉 패턴을 일반적인 차트 패턴으로 분류하지 않고 피보나치 기법의 고급응용술로 본다.
하모닉 패턴들은 몇 개의 점을 연결하여 도형을 만드는데, 점과 점 간의 높이는 엄밀한 비율로 정해진다. 이 비율이 바로 피보나치 수열에서 나오는 피보나지 비율이다. 강세형 가틀리 패턴의 경우 D점은 X-A파동의 0.786배이자 B-C파동의 1.27배 또는 1.68배이다. 이처럼 하모닉 패턴의 도형은 0.382, 0.50, 0.886, 1.27, 1.618, 2.618와 같은 피보나치 비율로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왜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동평균선이나 스토캐스틱 같은 간편한 보조지표들을 놔두고 이런 복잡하고 난해한 패턴을 찾는 걸까? 이는 외환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비추세적 특성 때문이다. 외환 시장은 상품 선물처럼 장기적인 큰 추세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동평균선 같은 후행적 지표들을 쓰다보면 빈번한 신호실패가 발생한다. 매수 신호가 나와서 매수 했는데 추세가 하락으로 바뀌고, 매도 신호가 떠서 매도했는데 상방으로 틀어버리는 식이다.
하모닉 패턴은 가격변동이 일어나고 나서 이를 추종하는 대응기법이 아니라 패턴이 떴을 때 향후의 가격변동을 예단하는 선행적 예측기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술적 지표들이 갖는 후행성을 극복하고 우위에 설 수 있는 외환시장의 비법인 것이다. 하모닉 패턴의 시조는 전설적 트레이더인 가틀리(H.M. Gartley)로 1935년 그의 저서 '주식시장의 이익'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스콧 카니(Scott Carney)를 비롯한 추종자들이 가틀리 패턴 외에 박쥐 패턴, 상어 패턴, 나비 패턴 등을 추가하면서 '하모닉 패턴'으로 발전시켜 오늘날 외환 트레이더들의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하모닉 트레이딩에도 단점은 있다. 복잡한 비율계산이 필요하므로 자동적으로 패턴을 검색해주는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고, 비율에 맞는 정확한 패턴이 나타날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비율이 다르거나 결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패턴 실패는 하모닉 트레이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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