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자살로 내몬 왕따 가해자의 부모가 치를 대가는 1,640만원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용관 부장판사)는 최근 A양의 부모와 동생이 왕따 가해자 5명의 부모와 담임·교장·서울시를 상대로 4억여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해자 부모와 서울시가 1억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해자 부모가 8,200만원, 서울시가 2,100만원이다.
A양은 2011년 왕따를 당하다가 투신 자살한 14세 여중생이다.
A양은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간 2011년 3월, 같은 반 5명의 아이들로부터 아무런 이유 없이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 필통과 주먹을 이용한 신체적 폭력, 폭언 등이다. 휴대전화나 선물받은 빼빼로를 도난당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A양이 가족여행을 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교과서를 물에 적시기도 했다.
그해 11월, 결국 A양은 인근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반 아이들의 이름과 '그냥 나 죽으면 모두가 끝이야...복잡한 일들이 다 끝나'라고 적은 쪽지만 남겨 놨다. 결석, 조퇴도 없고 인성검사에서조차 문제가 없었던 A양은 가해자들에게 사소한 일로 당한 집단 린치와 "계속 나대면 뒤진다"는 말에 무너져버렸다. 그날은 비가 많이 내렸다.
재판부는 일단 자살을 선택한 것이 A양이고 그 일차적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고 했다. 때문에 가해자 부모들의 책임은 20%로 제한했다.
서울시도 이중 2,1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담임교사와 교장에 자살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공무원인 이들의 직무상 과실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A양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 5명의 부모들의 책임은 8,200만원 만큼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1명당 1,640만원이다.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소년보호처분에 불과했다.
소년보호처분이란 명령의 한 형식으로 감호 위탁에서 소년원 송치까지 다양하다. 계도용으로 해당 처분을 받았다고 해도 전과가 생기지는 않는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