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업종별 대표기업 모니터링…“지역 기업들 전망 엇갈려”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화학, 신발 ‘기대’… 전기ㆍ전자 ‘우려’
한-중 FTA의 연내 발효가 임박한 가운데 부산상의(회장 조성제)가 부산지역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을 대상으로 한-중 FTA 타결에 따른 영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화학, 신발 업종은 대 중국시장 확대로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반면 전기ㆍ전자 업종은 중국산 저가제품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부산상의가 밝힌 조사 사례를 보면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인 A사는 최근 중국조선소의 상선 수주가 증가, 대 중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이번 FTA 타결로 향후 관세가 인하되면 현재 60억원 수준의 대 중국 수출액이 3년 내에 100억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B사도 FTA 타결로 관세인하 효과가 가시화되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 현지공장과 중국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부품공급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에 따른 국내시장 잠식, 교류 증대에 따른 국내기술 유출 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도료를 제조하고 있는 C사는 FTA 타결로 중국산 원재료 수입가격이 인하되면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완제품의 경우 중국 현지법인 생산으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발을 제조하는 F사도 FTA 타결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로 최대 신발 생산국인 중국으로 원부자재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 신발기업의 관세 철폐에 따라 주문량을 늘릴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변압기 제조사인 D사는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선박용 변압기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FTA 타결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국내시장이 중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정용 전기기기를 제조하고 있는 E사는 저가 중국 반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 후 ‘made in korea'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어 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로 인한 피해를 우려했다.
철강, 건설, 수산 등의 업종은 한-중 FTA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철강업체는 이미 중국과의 거래 대부분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고 건설업 역시 건설현장에서 품질 낮은 중국산 제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물류비를 감안하면 가격 메리트가 없어 중국산 철강제 사용 비중이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산업계도 대중국 수출이 크지 않고 수입물량도 많지 않아 한-중 FTA 타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어선들의 연근해 어업이 더욱 활발해져 수산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부산지역 수출의 18.4%를 차지하고 있는 단일 최대 수출시장이면서 안정적인 수출시장”이라면서 “지역기업의 대응에 맞춰 다양한 정보와 설명회를 통해 한-중 FTA에 대한 지역기업의 적응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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