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수요 늘어 절상” “경기부양 하려 절하할 것” 엇갈려
한국 경제엔 위안화 절상 유리하나 부정적 측면도 적잖아
기축통화 진입에 성공한 위안화의 환율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 정책을 비롯한 중국의 향후 금융·외환정책은 중국과 긴밀히 연결된 한국 경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은 위안화 수요를 늘려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각국 중앙은행, 연기금, 국부펀드 등이 우선적으로 위안화 자산 비중을 늘릴 기관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축통화 편입, 보유통화 다변화가 각국의 공통적 외환보유액 운용 원칙인 만큼 위안화 편입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글로벌 중앙은행의 위안화 수요를 두고 400억달러(골드만삭스)에서 1조2,000억달러(UBS)까지 전망은 천차만별이다.
중장기적으론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위안화 수요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재편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 대(對)중국 무역적자 심화에 따른 미국의 위안화 절하 견제도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점치는 근거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압력이 후퇴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위안화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중국이 위안화의 SDR 편입이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한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다시 환율 절하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역외 위안화 선물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향후 1년 간 3.5%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환율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며 평가절하 전망을 부인했다.
중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위안화가 절상 흐름을 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외환건전성이 강화되고, 위안화 대비 원화의 수출가격 경쟁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윤창용 연구원은 “실물에 이어 금융시장까지 대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 외환시장 동요에 따른 우리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가공무역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 수출기업 입장에선 위안화 절상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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