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박병호(29)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홈런왕' 타이틀도 잠시 내려놨다.
박병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네소타와 연봉 협상을 위해 미국행 미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와 독점 교섭권을 얻기 위해 포스팅 비용으로 1,285만 달러를 투자할 만큼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연봉 협상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박병호는 "어느 정도 맞춰지면 기분 좋게 계약을 하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관심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박병호에게로 향한다. '예비 빅리거' 박병호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은 지난해까지 한 팀에서 뛰었던 강정호(28·피츠버그)다. 강정호는 박병호보다 한 해 먼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타격폼을 수정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호가 와서 한 달만 뛰어보라고 하더라. 해보면 답이 나온다고 한다. 일단 부딪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정호도 '혼란의 시기'를 거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전까지 그의 레그킥과 수비에 물음표가 따라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4월 한 달간 적응 기간을 거치면서 점차 입지를 넓혀 나갔고, 리그 적응을 마친 후반기에는 타율 0.310, 11홈런 29타점을 올리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까지 빠른 공에 약한 모습이었지만 투구와 볼 카운트에 따라 레그킥 템포를 다르게 하는 등 새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이 숨어 있었다.
국내 최고의 홈런 타자였던 박병호도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는 매년 홈런수를 꾸준히 늘리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썼고, 4년 연속 홈런-타점왕 타이틀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리그에 서게 되는 만큼 새 환경 적응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다시 도전자로 돌아가게 됐다. 넥센에서는 붙박이 4번 타자 1루수로 나섰지만 미네소타에는 조 마우어가 1루에 버티고 있는 만큼 지명타자 출장도 점쳐지고 있다. 박병호는 "지금까지는 수비를 나가면서 경기에 뛰는 게 좋았지만 내가 팀 상황에 맞춰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판단은 팀에서 하는 것이고, 지명타자로 뛰어야 한다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박병호는 이미 '초심'으로 돌아갔다. 그는 "일단 부딪혀보겠다"는 도전자의 각오를 마음에 새겼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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