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등 켜고 경적 울렸다고... 버스기사 매달고 달린 40대男

서울 노원경찰서는 보복운전에 항의하는 버스기사를 자신의 차량에 매달고 주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직 버스기사 김모(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상계동의 한 골목에서 상계백병원 방향으로 우회전하며 차선을 바꾸던 중 뒤따라오던 버스의 운전기사 정모(58)씨가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자 3, 4차례 급제동하며 고의로 보복운전을 했다. 그는 버스에서 내려 “한두 번 정지했으면 된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정씨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고, 이에 정씨가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보조석 유리창에 손을 넣은 정씨를 매달고 13m 가량을 주행했다.

조사 결과 다른 지역의 버스기사였던 김씨는 며칠 전 서울 버스운전기사 시험에서 떨어졌고, 이날 근로복지공단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오던 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버스기사 시험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버스를 상대로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주영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