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까지 신규 투자자 모집이 관건
사업 백지화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박찬호 야구공원’의 정상적인 건립이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민간사업자가 330억원에 이르는 총사업비를 감당할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향후 3개월 안에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동두천시에 따르면 박찬호 야구공원 민간사업자인 ㈜소요산야구공원은 지난 26일 농지전용부담금 등 5억원을 시에 납부했다. 공사비와는 별도로 시에 납부해야 하는 각종 부담금 및 예치금 69억원 가운데 최소 부분만 마감일에 맞춰 납부를 완료한 것이다. 이로써 ㈜소요산야구공원은 박찬호 야구공원 사업허가 취소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그러나 ㈜소요산야구공원은 차후 일정에 따라 미납금 64억원 가운데 3억원 가량은 내년 2월까지 완납해야 하며, 61억원 가량을 2017년 2월 준공기간에 맞춰 분납해야 한다. 또 준공 때까지 공사비 200~250억원을 들여 실질적인 공원조성 공사까지 마쳐야 한다. 앞으로 투자 규모가 훨씬 큰 만큼 이행 여부에 더욱 확신이 안 가는 이유다.
시는 ㈜소요산야구공원이 내년 2월 미납금 일부를 완납하면서 새로운 시공사 겸 투자자를 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견업체 이상 규모의 건설사를 시공사 겸 투자자로 유치하기 위해 ㈜소요산야구공원이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야구공원 예정지에 도로까지 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시는 특혜의혹을 받을까 사업자에게 계속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채 최소한의 부담금만 간신히 납부한 지금 상황은 내년 2월로 사업백지화를 시기를 잠시 미룬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는 준비도 없이 지난해 7월 무리하게 기공식부터 했다”며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수 차례 박찬호 야구공원 봐주기 논란이 일었지만 시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찬호 야구공원은 상봉암동 산6번지 일원 약 32만㎡에 2,000석 이상 관객석을 갖춘 메인구장 1면과 일반 구장 6면 등 총 7면의 정규 야구장이 들어서는 국내 최대 사회인야구장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타격연습장(50타석, 50m), 실내야구연습장, 기숙사, 캠핑장, 공연장, 스포츠브랜드샵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포함된 국내 최초의 가족형 종합스포츠 레저시설로, 당초 올해 2월 준공될 예정이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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