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순천대 총장 취임식 ‘반쪽행사’
교수회 2순위 후보자 임명 반대
식장 앞서 상여 메고 장례 시위
전국 국립대 중 처음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된 순천대의 총장 취임식이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순천대는 30일 오전 교내 70주년기념관에서 장만채 교육감과 조충훈 순천시장, 교직원,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대 박진성 총장 취임식을 가졌다.
박 총장은 행정의 효율화와 교육의 질 향상, 연구지원 기능 강화, 교직원 복지향상 등 대학발전을 위한 4대 목표를 제시했다. 입학본부를 만들어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취업을 위해 취업사관학교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일선 교수들은 취임식장 앞에서 2순위 총장 임명 반대 시위를 벌였다. 순천대 비민주적 총장임명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교수회 소속 교수들은 총장 취임식장 앞에 모여 “비민주적 총장 임명으로 대학은 민주주의 가치와 자율권이 훼손되고 구성원은 분열됐다”며 “대학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교수들은 ‘총장 직선제를 쟁취하자’, ‘2순위 총장 임명 철회’라고 적힌 10여 개의 만장과 상여를 메고 1시간가량 교내를 행진했다. 이어 ‘대학 민주주의 사망’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축문을 읽는 등 장례 절차 형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순천대는 지난 6월 간선제를 통해 총장 후보에 정순관 행정학과 교수를 1순위로, 박진성 교수를 2순위로 선정해 추천했으나 정부는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교수들은 투표를 통해 절대 다수인 89%가 박 총장 임명에 반대했으며 이후 정부의 총장 임명 철회와 박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왔다. 비대위 소속 교수들은 지난 17일 교육부 항의 방문에 이어 24일 청와대에도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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