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부터 55세 1회 접종, “군대 등 집단생활자도 대상”

뇌수막염에 걸린 아이는 질환 초기에 고열, 두통 등 독감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부모는 하루 이틀 아이들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병원을 찾는다. 아이가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부모는 ‘멘붕’ 상태에 빠진다. 분명 어릴 적에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했는데 뇌수막염에 걸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자연 치유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치명적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는 세균성 뇌수막염은 원인균에 따라 ▦수막구균 백신 ▦폐렴구균 백신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균) 백신이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이들 백신 모두를 접종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Hib백신만 접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에 Hib 백신이 가장 먼저 도입돼 뇌수막염 백신의 대명사로 각인된 탓이 크다. 또 Hib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은 각각 2013년과 2014년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사업 항목에 포함됐지만, 2012년에 국내에 도입된 수막구균 백신은 사업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부모가 직접 챙겨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수막구균 백신인 ‘멘비오(사진)’는 면역체계 미성숙으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생후 2개월 영유아부터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기에는 모체로부터 받은 방어면역항체가 감소하고 자가면역체계가 생성되지 않아 다른 연령층보다 세균성 뇌수막염 발생빈도가 높다”며 “수막구균, Hib, 폐렴구균 등 3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2일 이내 빠르게 진행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영유아의 경우 의사표현를 못하는 데다 고열, 두통 등 전형적인 초기증세가 발견되지 않을 수 있어 백신을 통한 사전예방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멘비오는 생후 2, 4, 6, 12개월에 걸쳐 4회 접종하고 생후 7월 이상에서는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또 만 2세 이상부터 55세까지는 1회 접종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후 2개월 영유아 접종승인이 이뤄져 영유아 대상 수막구균 예방사업이 가능해졌다”면서 “기숙생활을 하는 대학생과 군대에서도 수막구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