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대통령 영결식장에 동원된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 추위에 떤 것과 관련, 아동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가 3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이날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이 지난 26일 국회의사당 영결식장에서 추위에 떨면서 아무런 방한 보호조치 없이 눈바람에 약 1시간30분 이상 노출됐다”며 “조속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추모곡 ‘청산에 살리라’를 합창하기 위해 대기하던 수십여명의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영하 5도의 기온에 눈발이 흩날리는 상황에서 외투도 입지 못한 채 유니폼만 입고 대기하던 모습이 생방송 화면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오 변호사는 진정서를 통해 ▦초등학생 합창단이 동원된 경위 ▦행사 당일 학생들에 대한 학부모ㆍ인솔교사의 보호요청과 행사담당자의 조치사항 ▦보호요청을 받은 담당자의 상부 보고 내용과 상급자ㆍ책임자의 결정 사항 ▦행사 후 사과 등 사후조치 경위와 내용 ▦향후 재발방지책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또 야외에서 치러지는 각종 국가ㆍ지방자치단체 행사에 학생 동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인권가이드라인(행정규칙)을 제정할 것을 인권위에 촉구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추운 날씨 대비가 부족해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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