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타 구단 협상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하루 사이에 ‘돈 잔치’가 펼쳐졌다. 야수 최대어로 꼽힌 3루수 박석민(30)은 이날 NC와 계약 기간 4년, 최대 96억원(계약금 56억원ㆍ연봉 30억원ㆍ옵션 1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 금액은 KIA 투수 윤석민(4년 90억원)을 뛰어 넘는 FA 사상 최고 몸값이다.
2004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석민은 10년 통산 타율 0.297 163홈런 638타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생애 첫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을 떠나 최고 대우를 받고 공룡 군단에 새 둥지를 튼 박석민은 “나를 성장시켜준 삼성과 대구라는 무대와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어디에서든 열심히 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NC는 박석민이 시장에 나오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타 구단 협상 첫날 지난달 29일 오후 에 만나 옵션 등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30일 다시 만나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 10억원 옵션달성은 큰 어려움이 없는 조건으로 조율을 끝냈다. NC 관계자는 “영입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오른 건 사실”이라며 “지난 2년간 우리 팀이 마지막 순간 팬들에게 아쉬움을 드린 결과가 나왔고,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결과 박석민을 영입하면 4~5승을 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원 소속 팀 SK로부터 82억원을 제시 받은 불펜 투수 정우람(30)은 한화와 4년 총 84억원(계약금 36억원ㆍ연봉 1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정우람 역시 삼성 안지만(4년 65억원)의 불펜 투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2004년 SK에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입단한 정우람은 2008년 25홀드, 2011년 25홀드로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2012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뛰며 SK 사상 한 시즌 최다인 30세이브를 올렸다. 2012 시즌 후 군 복무를 한 뒤 올해 복귀해 7승5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정우람이 한화와 계약하면서 SK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성근 감독과 4년 3개월 만에 같은 팀에서 재회했다.
한화는 또한 롯데 출신 오른손 투수 심수창(34)과도 계약했다. 4년 13억원(계약금 3억원ㆍ연봉 2억5,000만원)의 조건이다. 심수창은 2004년 LG에 입단해 넥센과 롯데를 거쳐 11시즌 동안 268경기 등판 33승61패 16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33ㆍ전 넥센)은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롯데는 손승락과 4년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ㆍ연봉 7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손승락은 2005년 현대 입단 후 올 시즌까지 통산 382경기에 나서 177세이브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총 3차례 세이브 1위에 올랐으며 현역 KBO리그 선수 중 최다 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한편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임창용(39)은 삼성 보류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방출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KBO리그 소속 선수 중 2016년 구단별 재계약 대상인 보류 선수 551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올해 KBO리그에 소속됐던 682명에서 보류선수 명단 제출 이전 임의탈퇴 및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30명, 시즌 중 군보류 선수로 공시된 26명, FA 미계약 선수 11명과 추가로 64명이 제외돼 총 551명이 2016년 보류 선수로 남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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