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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DJ의 화합 유지 잇자" 상도동-동교동 의기투합

입력
2015.11.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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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 회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덕룡(오른쪽 두번재), 권노갑(오른쪽) 공동이사장 등과 함께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추협 송년모임에서 만세삼창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 회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덕룡(오른쪽 두번재), 권노갑(오른쪽) 공동이사장 등과 함께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추협 송년모임에서 만세삼창 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YS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동교동계가 대규모로 만나 두 정치 거목의 정신을 잇기로 뜻을 모았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중추역할을 했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송년회에서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인사들은 YS와 DJ가 당시 민추협에서 동고동락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앞으로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역대 최대 규모 송년회

민추협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음식점에서 특별한 송년모임을 가졌다. YS서거를 계기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바람에 평년에 비해 두 배나 많은 250여명이 모였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에는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는 권노갑ㆍ김덕룡 전 의원과 공동회장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와 박광태 전 광주시장 및 고문인 김상현 전 의원을 비롯해 상도동계에서는 민추협의 초대 간사장을 맡았던 최형우 전 내무장관과 김봉조 민주동지회장, 동교동계에서는 김옥두 전 의원,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국회부의장인 이석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참석인원 200명을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했지만 자리가 부족해 추가로 마련을 해야 했고, 참석자 일부는 자리가 없어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민추협 관계자는 “YS 서거 덕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송년회가 됐다”면서 “YS 서거로 조성된 우호적인 분위기를 살려 두 거인의 유훈을 받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YS와 DJ의 유훈이나 통합과 화합, 용서 등을 화제로 올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두 지도자를 모시고 이 사회에 민주화를 정착시키기는 했지만 동시에 과도한 경쟁 때문에 정치권에 반목과 갈등을 많이 조장시키고 특히 지역감정의 골을 깊게 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감정 골을 우리 손으로 다시 메우기 위해 민추협에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공동회장인 박광태 전 광주시장도 “두 분의 유훈을 두고두고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두 분의 마지막 말씀을 실천해야겠다는 결의를 우리 마음속에 다지자”고 건배를 제의했다.

민추협 재건과 DJㆍYS기념 사업 구상

YS에 대한 추모묵념과 간단한 발언이 이어진 뒤 김무성 대표가 제공한 갈비탕이 나오자 평균연령 75세인 민추협 회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한화갑 전 대표는 건배사에서 “우리가 한 세대를 살면서 두 분의 큰 지도자를 모셨다는 것은 인생의 큰 영광”이라고 외쳤고 김봉조 전 의원은 “두 어른이 남긴 유훈을 받들어 반복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고 거들었다.

민추협의 재건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상도동계의 한 창립멤버는 “YS, DJ가 배출한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추협이지만 사무실도 5평 남짓한 오피스텔이고, 그 흔한 명부 하나 없다”며 “200만원 가량의 사무실 월세도 내기가 빠듯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민추협 조직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반분하면서 보이지 않는 내부 갈등이 싹텄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민추협은 두 전직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 기념사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집행부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구체화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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