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가 돌아왔다.
SBS 새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를 통해 10년 만에 다시 대본을 잡았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연기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이영애다. 드라마로 따지면 2004년 종영된 '대장금' 이후 처음이다.
이영애는 강원도 강릉 경포대에서 촬영에 한창이다. 2009년 결혼 후 2011년 쌍둥이를 낳은 이영애는 배우와 엄마 역할을 병행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30일 강릉 촬영장에서 이영애를 만났다.
-무척 오랜만이다.
"10년 만에 아기 엄마가 돼서 인사 드린다. 송승헌처럼 멋진 분과 함께 해서 기분 좋고 영광스럽다."
-복귀 작품 선택에 고심 많았을텐데 어떤 점을 중요시 했나.
"500년 전 여성의 이야기다. 아내, 여자로서 삶과 고민은 500년 전이나 지금이 똑같다고 생각한다. 사임당 이름을 빌어서 현재와 과거, 여자의 삶은 무엇인가. 1인 2역을 맡아서 해보고 싶었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캐릭터가 대장금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게 우려하는 분이 많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사임당은 그저 5만원권에 박제된,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거창한 이유 없이 정말 재밌다."
-또 한차례 거센 한류 열풍이 예상된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다. 한류 열풍 이전에 같이 울고 웃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새로운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열풍까지는 생각 안하지만 모든 아시아인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임당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대장금' 할 때도 참 좋은 기운을 받았다. '사임당'도 만들어가면서 우연의 일치인 것이 많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기 위해서 이런 저런 기도를 하지 않나. 남편과 오죽헌에 와서 큰 나무에 동전을 넣고 좋은 아이 갖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다. 파주에 있는 율곡 가족묘, 사임당 묘에도 가봤다. 모두 오래 전일인데 이런 작품이 들어와 놀랐다. 마치 이 작품과 나의 퍼즐이 맞춰지듯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
-아이들이 벌써 다섯 살이다. 워킹맘의 고충도 상당할텐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엄마, 아내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깊게 변했다. 모든 걸 아이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 사임당도 어떻게 보면 과거엔 커리어 우먼이었다. 그 시대 고민이 있었고 나도 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똑같다. 오후 9시까지만 촬영하는 것은 다소 과장됐는데 사전 제작 드라마를 선택한 큰 이유기도 하다. 제작 환경이 엄마 입장에서 힘들다. 사전 제작을 통해서 질을 높이고, 나 역시 엄마로서 일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좋다. 이런 제작 환경이 많아지길 바란다."
-송승헌과 러브 라인이 있는데 어떻게 소화하고 있나.
"러브 라인 자체가 10년 만이지 않나. 너무 떨리더라. 송승헌도 떨린다고 했지만 나도 NG를 무척 냈다. 서로 익숙해질 때 하자고 해서 중요한 장면은 뒤로 밀고 있다. 떨리는 표정이 모니터 화면에 보인다. 그래서 사랑을 표현하는데 더 좋을 때도 있다. 송승헌이 사극에서 너무 멋있게 나와서 여자 스태프들이 서로 모니터 해주겠다고 몰린다. 내가 할 때와 무척 다르다. 유일한 질투의 대상이다.(웃음)"
-여자의 인생을 그린 작품인데 실제 이영애의 삶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혼하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사임당'을 선택하면서 같이 고민하고 있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일을 하고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또 엄마로서 아내로서 충실하고 균형있는 삶을 살고 싶다. 쉽지 않지만 모든 여자들의 이상적인 삶 아니겠나. 그래서 '사임당'을 통해 갈등과 고뇌를 보여주고 싶다."
강릉=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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