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실(60) 파고다교육그룹 회장이 이혼소송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전 남편을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자신에게 제기된 살인 교사 의혹이 무혐의 처분을 받자 “전 남편이 수사의 배후”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뿌리고 언론 인터뷰를 한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로 박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에 관여한 파고다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 박모(43)씨와 비서실 직원 고모(34)씨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3년 10월 운전기사와 짜고 이혼소송 중이던 남편 고인경(71) 전 파고다그룹 회장의 비서 윤모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듬해 5월 22일 이 사건을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자 박 회장 측은 다음날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박 회장 측은 “이번 수사는 고 전 회장이 이혼분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측근 윤씨를 통해 ‘박경실이 윤씨 살해를 지시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됐다. 가정과 학원을 파괴하려던 고 전 회장의 저의가 드러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다수 매체에서 기사화됐고, 박 회장은 나흘 뒤 한 경제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검찰은 문제가 된 경찰 수사에 대해 ‘고 전 회장의 비서 윤씨의 신고로 시작된 것으로, 고 전 회장은 관여한 사실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히려 고 전 회장은 2014년 2월 경찰이 파고다그룹을 압수 수색했을 때까지, (박 회장의 살인 교사 의혹)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고 전 회장은 2년여 소송을 벌이다 지난해 이혼했다.
박 회장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3년 1월 그는 회삿돈 1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ㆍ2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나, 최근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부분이 파기돼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또,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현재 항소심에 계류돼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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