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두 시간이나 영하의 날씨 속에 떨었던 어린이 합창단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29일 행자부 의정관은 전날 행자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미처 추운 날씨에 대비가 부족해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빠른 시간 내에 찾아 뵙고 직접 사과의 말씀도 드리겠다”면서 “이번 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상처를 받지 않으시길 바라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모곡 ‘청산에 살리라’를 부른 어린이 합창단은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얇은 단복만 입은 채 두 시간 가까이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보다 못한 단원의 학부모들이 주최 측의 양해를 얻고 무릎에 담요를 덮어줬지만 영하의 기온을 막기에는 부족해 어린이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 같은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행사 주관부처인 행자부에 대한 비난이 확산됐다.
이 소식을 접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영결식 이튿날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현철씨는 “아버님 영결식에 나온 어린이 합창단들이 갑자기 몰아 닥친 영하의 추운 날씨에 떨었다는 소식에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결과가 어린 학생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남겨 용서를 구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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