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과 서울의 시즌 마지막 경기.‘레전드’황선홍(47)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승리로 끝났다. 황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작별의 포옹을 나누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황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포항을 떠난다. 선수 생활에 이어 지도자의 여정에서도 늘 라이벌이었던 패장 최용수(42) FC 서울 감독도 황 감독의 마지막 승리에 큰 박수를 보냈다.
황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이날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최재수(32)와 강상우(22)의 득점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후반 35분 몰리나(35ㆍ콜롬비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황 감독과의 고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포항 전사들의 의지가 더 강했다. 후반전 막판 강상우의 추가골이 승부를 결정지으면서 황선홍과 포항의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1993년부터 5년간 포항의 간판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국가대표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족적을 남긴 황선홍은 당분간 정든 K리그를 떠난다. 그가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감독으로서도 빛나는 성과를 이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황 감독은 2012년 포항의 FA컵 우승과, 2013년 K리그 최초로 리그와 FA컵 더블 우승을 거두면서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황 감독은 지휘봉을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동료였던 최진철(44) 전 U-17 대표팀 감독에게 넘긴다. 그리고 유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나머지 구단들도 9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수원 삼성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마지막 결전에서 염기훈(32)과 카이오(28ㆍ브라질)의 득점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승점 67)은 포항(승점 66)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지키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지켰다. 후반 21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염기훈이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따냈고, 1-1 동점으로 맞선 가운데 카이오가 후반 41분 예리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성남 FC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앞서 28일 경기에서는 울산이 부산 아이파크를 2-1로 꺾어,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51)를 끌어내리고 7위(하위스플릿 1위)에 올랐다. 김신욱(27)이 시즌 18호골을 작렬해 역전승을 이끌었다. 인천은 전남 드래곤즈와의 최종전에서 0-1로 패해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광주FC는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 결정된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둬 10위로 시즌을 끝냈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득점왕은 김신욱이 가져갔다. 김신욱은 총 38번의 경기에 나서 18득점(경기당 0.47)을 쏘아올렸다. 서울의 아드리아노, 성남의 황의조가 각각 15골, 14골을 터뜨려 김신욱의 뒤를 이었다. 도움왕은 염기훈의 차지였다. 염기훈은 35경기에 출전해 17개(경기당 0.5)를 작성해 K리그의 ‘특급 도우미’로 활약을 펼쳤다. 8개의 득점을 보탠 염기훈은 공격포인트(25개)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로페즈(제주)와 몰리나(서울)가 11개의 도움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 11 등은 내달 1일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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