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다시 가면 죽을 것 같아 도망쳤다"
인천 경찰서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열흘 만에 검거된 30대 도주범은 다음날 편의점에서 산 오일을 이용, 수갑에서 손목을 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송모(37)씨는 18일 오후 6시 40분께 남부서 마당에서 형사 2명과 함께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형사들을 밀치고 1m 높이 철망을 넘어 달아났다.
형사 2명은 곧바로 뒤쫓았지만 철망에 걸리거나 빗길에 넘어지면서 다쳐 송씨를 놓쳤다.
그는 도주 당시 상대적으로 헐겁게 채워진 왼쪽 수갑에서 손목을 빼내 오른손에만 수갑을 차고 있다가, 다음날인 19일 편의점에서 오일을 사서 발라 수갑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도주 이후 친척과 지인에게 연락해 도피 자금으로 자기 돈을 포함해 700여만원을 챙겼다.
그는 경찰 검거망을 피해 서울·수원·부천 일대를 돌아다니며 택시비 지출이 크자 서울에서 미등록 불법차량인 '대포차'를 구입, 도주 행각을 이어갔다.
송씨는 경찰이 26일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공개수사로 전환하자 상당한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 때문에 가족이 궁지에 몰렸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하려 번개탄도 구입해 차량에 싣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송씨가 서울에서 대포차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적 끝에 28일 대전의 한 여관에서 송씨를 체포했다.
전과 12범의 송씨는 경찰에서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교도소에 다시 들어가면 죽을 것 같고 가족들이 생각나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송씨는 앞서 17일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성을 협박, 5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송씨의 도피를 도운 부인과 지인 등 2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29일 오후 6씨께 도주죄와 공갈 혐의 등으로 송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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