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가 “경찰이 법 집행을 명분으로 조계사 경내로 진입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28일 밝혔다.
화쟁위 위원장 도법 스님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경내로 들어오는 것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한 대통령의 뜻과도 배치되며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이 같이 말했다.
도법 스님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중재를 위해 경찰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책임 있는 답변도 공식적인 만남도 없었다”면서 “법과 질서 안에서 평화를 가꿔야 할 정부가 그 길을 외면한다면 스스로 평화를 부정하는 정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도법스님은 이어 다음달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종교인들이 ‘사람벽’을 만들어 평화집회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경찰이 다음달 5일 집회를 금지 통고했지만) 집회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 뒤 “이날 집회가 평화시위 문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차벽이 들어섰던 자리에 종교인들이 ‘사람벽’으로 평화지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화쟁위원회에 소위원회를 꾸려 타종교에 ‘사람벽’ 참여를 제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불교인뿐만 아니라 이웃종교에도 함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은 이미 화쟁위 중재가 받아들여지면 경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며 “(화쟁위원회도) 경찰 출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지만, 경찰과 정부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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