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ㆍ횡성지역구 새누리당 황영철(50) 국회의원과 조일현(60)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 홍천ㆍ횡성지역위원장은 강원도 정치판을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황 의원은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위원 등을 지냈고, 지금은 정책위부위원장이다. 조 위원장은 17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낙후된 강원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데 필요한 거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국회의원 배지는 한 명에게만 허락된다. 열살 터울의 두 사람이 숙명의 맞수가 된 이유다. 황 의원과 조 위원장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네 차례 연속 맞붙었다. 지금까지 전적은 2승1무1패로 황 의원의 우세. 16대 총선에선 두 사람 모두 낙선했다. 4년 뒤인 17대에서는 조 위원장이, 18·19대 때는 황 의원이 내리 승리했다. 네 차례 모두 전국적으로도 관심을 모은 피말리는 접전이었다. 지역정가에서는 내년 20대 총선에서 두 사람의 다섯 번째 ‘진검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후보가 같은 지역구에서 다섯 번 연속으로 맞붙는 경우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일이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여 앞둔 상황이지만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최근 홍천ㆍ횡성지역구가 선거구 조정대상이 되자 획정안을 놓고 정면 충돌한 것.
황 의원은 지난 18일 횡성지역 일각에서 제기된 횡성ㆍ원주 선거구 재편 주장과 관련 “횡성군민의 뜻이기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 군의원과 전직 도의원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횡성 지역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조일현 새정치민주연합 홍천ㆍ횡성 지역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여드레 뒤인 지난 24일 강원도청 기자실을 찾아 “지금까지 홍천ㆍ횡성지역구 획정에 대해 그 어느 곳, 누구에게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맞섰다. 조 위원장은 이어 “홍천ㆍ횡성 지역구가 유지돼 누가 진짜 일꾼이고 진실한 인물인가를 유권자들로부터 당당하게 평가 받고 싶은 것이 진심”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농촌지역인 홍천이 기반인 두 사람 모두 ‘농민과 서민의 대변자’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도 수성과 설욕에 나선 두 후보의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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