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현(39)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부산 KT는 훈련 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비시즌부터 새벽, 오전, 오후, 저녁까지 훈련을 하루 네 차례나 진행했다. 4년 만에 친정 팀으로 돌아온 최고참 박상오(34)는 “시즌 전 엄청난 체력 훈련을 하며 버텼다”고 혀를 내둘렀다.
KT의 강도 높은 훈련은 시즌 개막 후에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하루 네 번 훈련이 진행된다. 일각에서 시즌 초반 KT가 부진할 때 많은 훈련 탓에 선수들이 지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조 감독도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비시즌 훈련 량은 많은 것이 아니다”라며 “울산 모비스 코치 시절 때고 그랬고, 다른 팀들도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때 훈련 강도도 인천 전자랜드가 우리보다 더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새벽 운동은 경기에 못 뛰는 선수들이 하지, 주전들은 오히려 내가 하지 말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KT는 올 시즌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했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32)과 박상오를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면서 기대주의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부터 가능성을 보인 이재도(24)는 확실한 주전 가드로 자리잡았다. 그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35분17초를 뛰며 평균 14.78점 4.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조 감독은 “(이)재도가 동료들의 눈치를 보느라 새벽에 나와서 훈련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휴식을 많이 주려고 한다. 반면 못 뛰는 선수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도태된다. 1년만 농구를 하고 그만둘 것이 아니지 않나. 감독이나 코치가 할 일이 선수들을 코트로 데리고 나와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팀은 조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27일 현재 11승12패로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공동 6위에 자리했다. 불법 도박에 따른 징계로 코트를 밟지 못했던 200㎝ 빅맨 김현민(27)과 가드 김현수(25)도 돌아와 선수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이제 ‘완전체’ KT를 위해서는 슈터 이광재(31)가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 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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