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골프를 시작하고 포볼(Fourball) 경기는 처음 해봤다. 전반 5번홀(파3)까지는 어색한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첫날 승부의 최대 관건은 경기 방식에 대한 적응 여부였다. 장하나(23ㆍBC카드)는 27일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클럽(파72ㆍ6,232야드)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팀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간 대항전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총상금 10억 원ㆍ우승팀 상금 6억5,000만 원) 1라운드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방식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경기는 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각각 자신의 공으로 플레이한 뒤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포볼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6경기가 펼쳐졌으며 경기당 승점은 1점, 무승부는 양팀에게 0.5점이 부여되는 방식이었다.
LPGA팀의 장하나는 "둘째날 경기에서는 장타력이 있는 선수와 한 조를 이뤄 경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장타력이 있는 선수가 공을 멀리 보내면 내가 홀컵에 붙이는 역할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하나의 공으로 상대편 팀과 경기하는 방식인 포섬(Foursome)은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서로 단점을 보완해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같은 팀 김효주(20ㆍ롯데)도 경기 방식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한일전 대회 때 포볼 경기를 해봤다"면서도 "평소 하던 스트로크 플레이(Stroke play)보다는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둘째날에는 누구와 경기하면 좋을 것 같냐'고 묻자 "오늘 경기에서 샷이 불안했다. 내일은 샷이 좋은 선수와 한 조를 이루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김해림(26ㆍ롯데)도 "포볼은 상대 선수에게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경기 방식의 특성을 강조했다.
이날 LPGA팀은 KLPGA팀을 4-2(3승2무1패)로 앞섰다. LPGA팀은 박희영-장하나 조, 이미림-이미향 조가 1UP(1홀차 승)으로 승리했고, 백규정-김효주 조가 3&2(2홀 남기고 3홀차 승)로 승점 1을 보탰다. 반면 KLPGA팀은 김해림-서연정 조만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나머지 2개조는 무승부(Halved)를 기록했다. 예상대로 경기 후 양팀 주장인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김보경(29ㆍ요진건설)은 "경기 방식 때문에 다들 긴장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모두 모인 만큼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김효주는 "주장인 박인비 언니가 전날 단체 채팅방에서 선수들에게 '화이팅 합시다'는 말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장하나도 "경기 도중 KLPGA팀 선수들과 말을 거의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양팀간의 기싸움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KLPGA팀의 김해림은 "포섬조는 이미 짜여져있다. 하지만 오늘 상황을 보니 이런식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조를 짜야 할 것 같다"며 승부욕을 다졌다.
한편 대회 둘째 날인 28일에는 포섬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사진=박인비.
부산=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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