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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로 난민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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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로 난민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입력
2015.11.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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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10월5일 WTF 서울본부에서 본보와 박애재단 설립에 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10월5일 WTF 서울본부에서 본보와 박애재단 설립에 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조정원(68)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지난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15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전 세계 난민촌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태권도박애재단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어 10월6일 본보와 인터뷰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계 각국의 유소년들에게 올림픽 스포츠를 통해서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태권도의 비영리 재단 설립은)올림픽 국제경기 가운데 최초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 총재는 약속대로 해를 넘기기 전에 관련 시범사업의 첫 삽을 뜨며 실천에 옮겼다. WTF는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인 자타리 캠프 내에 WTF 태권도 아카데미를 세우고 내달 2일 개관식을 연다. 자타리 캠프 태권도 아카데미 개관은 세계연맹이 태권도박애재단(Taekwondo Humanitarian Foundation)을 공식 출범하기에 앞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온 것이다. 태권도박애재단은 태권도를 통해 난민촌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올림픽 정신을 배우게 하며 세계 구성원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조 총재의 자부심처럼 난민촌 관련 봉사재단 설립 프로젝트는 국제스포츠연맹 중에서는 WTF가 처음이다.

이번 개관식에서 공연을 선보일 WTF 태권도 시범단원 13명은 27일 요르단으로 떠났다. 조 총재도 개관식을 지켜보기 위해 29일 출국한다. 시범단원 중 홍시영(21) 사범은 공연 후 요르단에 남아 2개월간 머물며 4명의 현지 지도자와 함께 난민촌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칠 계획이다. 세계태권도 연맹측은 원활한 의사소통과 교육 효과를 높이려고 요르단 현지 지도 사범을 선발하는데 20여 명의 지도자가 응시했다고 밝혔다. WTF는 난민촌 태권도 아카데미가 일회성 위문 행사에 그치지 않고 난민촌 어린이들의 지속적인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권도 정신을 바탕으로 엄격한 훈육을 하면서 도장을 만들고, 수련생들이 캠프를 떠날 때쯤에는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WTF의 복안이다.

WTF는 이번 개관식을 위해 난민들에게 나눠줄 태권도복 300벌과 티셔츠 300장, 백팩 등도 준비했다. WTF는 전쟁뿐만 아니라 불의의 천재지변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도 손을 내미는 등 태권도박애재단의 활동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의료봉사 단체와 함께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네팔에 태권도 사범단과 의료진을 파견해 교육과 의료 봉사를 하기로 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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