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프랑스가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파리 테러와 러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은 러시아와 프랑스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힘을 합치게 만든다”며 “러시아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랑드 대통령이 광범위한 반(反)테러동맹 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우리 역시 이런 동맹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테러리즘은 우리 공통의 적”이라면서 “함께 해결책을 찾고 공조 방안을 조율하고 공통의 적과 효율적으로 싸우고자 여기(모스크바)에 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IS를 비롯한 테러조직과의 전쟁에서 공조를 강조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운명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운명은 전적으로 시리아인들의 손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알사드 지원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지상전 없이 테러리스트들과 성공적으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며 IS와의 지상작전을 할 수 있는 세력은 시리아 정부군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면서 “따라서 아사드 정부군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동맹국”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올랑드는 “시리아에 과도 정부가 들어서야 하며 아사드는 시리아의 미래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고 아사드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주말 발생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터키 공군이 러시아 수호이(Su)-24 전폭기를 식별하지 못했을 리 없다”면서 “러시아 군용기인 줄 모르고 격추했다는 터키 측의 주장은 헛소리이며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한 시리아 지역에서 터키로 석유가 공급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터키 측 주장도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올랑드는 “러시아 전폭기 피격은 심각한 사건이며 프랑스는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다만 지난달 이집트에서 격추된 러시아 여객기 사고 조사와 관련해선 러시아가 프랑스의 지원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에 대해 ‘민스크 협정’이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방문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을 잇따라 만나 반테러 동맹 구축 문제를 논의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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