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물음표만 가득하다. 삼성의 마운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그간 삼성의 가장 큰 힘은 마운드로 평가됐다. 안정된 선발진에 철벽 계투진이 조화를 이뤘다. 하지만 내년 시즌 삼성의 마운드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지난달부터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발이 묶였다. 주축 투수들인 윤성환(34)과 안지만(32) 임창용(39)이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이들을 제외했다. 세 투수가 내년에도 마운드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지난 24일 임창용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도박장 운영업자로부터 임창용이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윤성환과 안지만의 도박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사실상 이들을 내년 전력으로 포함시키기 힘든 분위기다.
외국인 투수들도 물갈이에 들어갔다. 삼성은 올 시즌 마운드를 지킨 외국인 투수 피가로(31), 클로이드(27)와 결별을 택했다. 피가로는 올해 13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지만 전반기와 후반기의 모습이 전혀 달랐다. 전반기 18경기에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3.11을 올렸지만 후반기에는 어깨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하며 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0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에 나와 8이닝 동안 10실점(9자책)했다. 클로이드는 28경기에 등판해 11승11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하며 퐁당퐁당 피칭을 이어갔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번 나와 5이닝 3실점에 머물렀다.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지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외인 투수들 대신 새로운 얼굴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주축 투수들의 대거 이탈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들이 위력적인 모습을 이어가야 그간 지켜온 삼성 마운드의 힘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 내년 삼성이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가장 먼저 채워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은 이미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약한' 마운드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짠물 마운드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이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번에는 5경기에서 36실점했다. 피가로와 클로이드도 부진한 가운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낯선' 2등에 머물렀다. 약한 마운드의 여파를 뼈아프게 실감한 삼성으로서는 내년 전력 구성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한 해 농사를 결정 짓는 가장 큰 요소인 외국인 선수 구성에 삼성의 운명이 걸린 셈이다.
사진=류중일 삼성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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