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점점 커지는 부동산 이상징후 경고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점점 커지는 부동산 이상징후 경고음

입력
2015.11.26 20:00
0 0

수도권 미분양 증가세로 돌아서고 인허가 올해 71만가구 최고치

한은도 “2~3년 후 주택가격 조정 불가피” 진단

올해 분양 물량과 주택 인허가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 아파트 단지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 분양 물량과 주택 인허가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 아파트 단지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동산 시장에 이상징후를 알리는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극심한 전세난으로 ‘내 집 사기’ 열풍이 불었던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증가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주택 인허가와 아파트 분양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면서 ‘과잉 공급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하던 정부마저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입주 폭탄’이 떨어지는 2~3년 후에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급하게 주택시장에 들어가 과하게 붙은 웃돈을 떠안지는 말라고 경고한다.

최근 들어 부동산 지표의 변화는 예사롭지 않다. 우선 수도권 미분양 증가.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1만5,576가구로 전달보다 1,027가구(7.1%)나 늘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덕에 6월(1만6,094가구)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던 미분양 주택수가 이사 성수기였던 지난달에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집값 상승폭도 둔화되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상승폭을 보면 23일 기준 수도권은 0.1%, 전국 0.08%로 전주보다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공급 과잉 리스크를 피하려는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점차 확산되면서 상승폭이 최근 들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 감정원측 분석이다.

공급 과잉 경고등은 더 자주 깜박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예상되는 아파트ㆍ단독ㆍ다가구 주택 인허가 물량은 71만 가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고, 올해 분양 물량도 51만8,558가구(부동산114 예측)로 33만 가구 수준에 그쳤던 작년보다 57%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ㆍ허가 및 분양 증가 → 2~3년 뒤 입주 물량 증가 → 가격 급락 → 깡통 아파트 속출’의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거론되는 이유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 전망을 묻는 설문에 참여한 주택시장 전문가 25명과 전국 307개 부동산중개업소의 58%가 “공급물량 과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2~3년 후 수도권 주택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설문 참여자의 33.3%는 당장 내년부터 충청권과 대구ㆍ경북 등 지방은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지난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택 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제일 먼저 ‘공급 조절’을 당부하고 나선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강 장관은 이날 “주택 인허가가 과거 추세에 비해 빠르게 늘어 앞으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규 주택수요와 지역여건 등을 감안해 적정한 수준의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부양에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국토교통부가 우회적이지만 공급량 조절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들어가고 미국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어 부동산 시장 환경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뒤 “분양단지는 입지와 자금 사정 등을 따져 선택적으로 청약을 할 필요가 있고 기존에 나와 있는 주택들은 지금보다 내년에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