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경도 복합리조트 사업 좌초
5억 달러 외자유치 실패
주민 실망과 허탈감 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1조4,000억대의 전남 여수시 경도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여수의 미래 핵심 관광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사업 유치로 관광객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크게 기대했던 여수시민들은 실망과 허탈감에 빠졌다.
전남도와 함께 사업을 추진했던 여수경도관광레저(주)는 사업계획서 제출을 하루 앞둔 26일 외국인 투자 유치 실패로 사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여수경도관광레저는 5억 달러(약 5,800억원) 이상 외국투자를 유치하고 투자자의 신용등급을 트리플 B 이상으로 내건 정부의 사업 참여 기본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문체부가 제시한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외국 투자 기업이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여수 경도 복합리조트는 1조4,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5성급 호텔 1,000실, 케이블카·워터파크, 해양마리나, 면세점 등 쇼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여수경도관광레저는 국내 자금 9,000억원을 확보하며 그동안 전남도, 여수시 등과 협의를 해왔으나 갑자기 포기해 시민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 등은 중국과 일본 자본 유치를 위해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있지만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외자 유치 실패로 정부에 사업제안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게 되면 전남지역 관광인프라의 열악성과 함께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전남도와 여수시 등의 책임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외자 유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투자기업 관계자는 “최근 중국 자본이 국내에서 발을 빼고 있고, 시진핑 당국의 반부패정책과 사행산업 규제 강화정책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카지노사업 투자가 위축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8월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 조성사업 제안공모를 통해 여수 경도 1곳, 인천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등 6곳, 경남 진해경제자유구역 웅동지구 1곳, 부산 북항 재개발지역 1곳 등 9곳을 개발 1차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날까지 여수 경도를 포함 부산과 인천 등 모두 6곳에서 사업을 포기했으며, 문체부는 27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 받아 심사를 거쳐 다음달 2곳 안팎의 최종 대상지와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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