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37. 77마리 번식장 견공들
지난주 경기 남양주 진접읍 개번식장에서 77마리의 개들이 구조됐던 사건(▶기사보기 악취-질병에 우는 출산공장의 개들) 기억하시나요. 수개월간 청소를 하지 않아 배설물이 가득 찼던 케이지에 살아온 것으로 드러나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구조된 개들이 경기 남양주 동물자유연대의 보호소에서 건강도 회복하고 예쁘게 단장을 마치고 드디어 새 가족 찾기에 본격 나섭니다.
이 가운데 활동가들이 ‘볼매(볼수록 매력있다는 뜻)’로 부르는 혼혈견(수컷·4개월)이 있습니다. 77마리나 되다 보니 저를 포함해 모두 아직 이름은 없어요. 가족들이 저희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제 별명이‘볼매’인 이유는 바로 얼굴과 몸의 크기가 거의 똑 같은 이등신의 몸매와 부드러운털, 여기에 귀여운 성격 덕분입니다.
제가 태어난 이후 한번도 사람의 따뜻한 손길을 받아본 적도 없고, 엄마랑은 바로 떨어져 케이지에서 살았기 때문에 애교를 부릴 줄도 몰랐어요. 제가 5㎏가량으로 조금 덩치가 있고 너무 얌전해서 구조 당시 누나 형들은 다 큰 성견인줄 알았다고 해요.
하지만 보호소에 온 이후 안심을 해서 인지 물어 뜯기, 꼬리 흔들기, 짖기 등 제 특유의 발랄함을 뽐내기 시작했고 누나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요. 스피츠 믹스로 추정된다고 하고요, 다 커도 7㎏를 넘지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
저를 포함한 77마리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12일 토요일 오후 1~3시 서울 행당동 동물자유연대 사무국에서는 77마리 입양 행사가 열려요. 참가신청(▶ 신청하기 사이트)은 동물자유연대 사이트로 해주시면 됩니다. 행사장에는 수의사 훈련사 활동가들이 우리의 성격, 특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입양에 대한 상담을 한다고 해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참여 기다릴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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