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에 처진 인천 전자랜드가 꺼낸 반전 카드는 단신 외국인 선수 자멜 콘리(192.3㎝)다. 기존 알파 뱅그라는 개인 성향이 강한 플레이로 낙제점을 받았지만 콘리의 첫 느낌은 일단 합격이다.
콘리는 지난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경기에 첫 선을 보였다. 경기 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지는 않고 (골밑) 안쪽에서 힘으로 (플레이)하는 선수”라며 “허버트 힐과 함께 힘 싸움을 할 수 있다. 전투력도 갖췄다”고 기대했다. 실제 콘리는 볼 소유욕이 많은 뱅그라와 달리 골밑으로 들어갔다. 공격 욕심보다 동료들의 기회를 살폈다. 3쿼터에는 혼자 11점을 책임졌고, 4쿼터에는 4반칙에 걸린 힐 대신 10분을 모두 뛰며 9점을 넣었다. 이날 성적은 25분36초 출전에 22점 4리바운드. 콘리는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패배로 한국 무대에서의 첫 승리를 맛보지는 못했다.
콘리의 데뷔전을 지켜본 유 감독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유 감독은 “1대1 상황에서나 동료에게 공을 주는 능력은 괜찮다고 판단된다”면서 “(상대 센터) 코트니 심스와 힘 싸움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적장 조동현 KT 감독 역시 “비디오로 봤을 때보다 낫다”며 “나름 괜찮은 선수다.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힘이나 골밑 페인트존에서의 활약은 좋았다”고 인정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아직 호흡을 더 맞출 부분이 많다. 특출한 선수가 없는 전자랜드는 철저히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다른 팀들보다 약속된 공격과 수비가 많은 편이다. 유 감독은 “무엇보다 팀 디펜스가 중요한데 아직 서로의 장점을 잘 모른다”며 “우리 팀이 어떤 걸 중요시하는지는 앞으로 몇 경기를 뛰어야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리의 체력적인 부분과 실전 감각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2부 리그에서 뛰고 왔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전자랜드는 26일 현재 8승16패로 9위 서울 SK(7승15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8위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공동 6위 원주 동부, KT(11승12패)와 격차는 3.5경기로 벌어진 상태. 약체 평가에도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전자랜드의 반란이 올해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콘리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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