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26일 눈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특히 차남 현철씨는 영결식 도중 거듭 애통한 눈물을 보여 행사장을 숙연케 만들었다.
영결식장에는 그 동안 빈소를 지키던 차남 현철씨뿐 아니라 장남인 은철씨와 혜영씨 등 3명의 딸들도 참석했다. 부인 손명순 여사는 두툼한 외투를 입은 채 영하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애초 고령과 건강 악화로 영결식 참석여부가 불투명했던 손 여사는 휠체어에 앉아 행사 내내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손 여사는 떨리는 손으로 고인의 영정 앞에 한 송이 국화꽃을 올리며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장남 은철씨는 이날 중절모와 선글라스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빈소에 첫 날만 모습을 드러냈던 은철씨는 행사 내내 부축을 받아서 움직일 정도로 몸이 불편한 모습이었다. 김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의해 가택연금 된 1980년대 초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소통령’이라 불리며 부친의 참모역할을 한 동생 현철씨와는 달리 정치와는 거리를 둔 채 은둔생활을 해왔다. 그는 영결식 내내 허공을 바라보며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은철씨의 아들이자 집안의 장손인 성민씨는 발인ㆍ영결 행사에서 모두 영정을 들고 운구행렬을 인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던 현철씨는 고인의 생전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자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상영 내내 눈물을 흘리던 그는 결국 영상이 끝나고 나서야 붉어진 얼굴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현철씨의 오열에 애써 눈물을 참던 유족과 상도동계 정치인들 역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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